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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아침 안개 낀 아침 며칠 전부터 기상시간이 조금씩 늦어지곤 하더니 오늘도 9시가 되어 일어났다. 딱히 일찍 일어나야 할 이유도 없지만 늘 7시 전후로 일어나곤 했는데 알람 소리가 울리자말자 일어나기 싫어서 꺼버렸다. 밖이 어두운 겨울이어서 일까 잠이 부족했던 젊은 날도 아닌데 게으름.. 2020. 1. 5.
이용구 이장 이용구 이장 내가 우리 마을의 직전 이장을 알게 된 것은 약 8년 전인가 보다. 48년생으로 나보다 세 살 아래다. 그런데 며칠 전에 그가 세상을 떴다. 그것도 너무나 갑자기 세상을 하직한 것이다. 불과 2주 전인데 이웃 어른이 이용구 이장이 배에 복수가 차서 분당에 있는 서울대병원에 입.. 2020. 1. 3.
글라디올러스와 달리아 심기 글라디올러스와 달리아 심기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다소 추운지역이라 내한성이 강한 꽃들이 아니면 이듬해에 다시 꽃을 보기가 매우 어렵다. 이곳에 내려 온 이후에 고급 꽃들을 심어보았으나 여러 차례 실패를 한 경험이 있어 일년초는 매년 꽃모종 작업이 귀찮고 노지에서 월동이 안 .. 2019. 3. 12.
봄의 전령 봄의 전령 마땅히 심을 곳이 없었던 수선화를 작년 가을 앞마당에 임시로 심어두었는데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싹이 삐죽 올라왔다. 깜작 놀라 흙을 도루 덮어주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이긴 하지만 아직도 영하의 추위가 계속되기 때문에 섣불리 나왔다가는 얼어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 2019. 3. 10.
비닐하우스 비닐하우스 작년에는 노지에 씨앗을 뿌려 발아한 꽃들이 40%를 약간 웃돈 것 같으나 관리부족으로 실패를 한 셈이었다. 뜨거운 태양에 차양막을 치지 않아 애써 키운 꽃모종들이 꽤 많이 죽었는지라 올해는 작정을 하고 지난주에 하우스를 만들기로 했다. 우선, 쇠로 만든 지지대 14개와 .. 2019. 3. 10.
손자의 입학식 손자의 입학식 나우가 오늘 유치원에 입학하는 날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홍콩을 거쳐 동경에서 그리고 미국 오스틴을 거쳐 한국으로 온지 1년이 갓 넘었는데 드디어 유치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엄마 곁을 잠시도 떠나있기를 싫어하던 손자인데 이제는 어엿하게 최수연이라는 여자아.. 2019. 3. 9.
2018년 X-mas 이브 2018년 X-mas 이브 오랜만에 손자가 왔다. 동네 뒷산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저녁에 온다고 했는데 이미 집에 와 있다고. 그들도 늘 바쁜 고로 자주 오라고 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 오랜만에 집에서 보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산에서 걸음을 재촉하여 내려와 보니 잔디.. 2018. 12. 27.
검은 지갑 검은 지갑 최근에 들어서 물건을 흘리는 일이 잦아졌다. 몇 년 전에는 버스 안에서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린 일도 있고 딸이 해외에서 선물로 사다준 버버리 머플러를 찾기 위해 버스종점인 동원대학 분실센터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에는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돌.. 2018. 12. 23.
오 멋진 대동회(大洞會)! 오 멋진 대동회(大洞會)! 10시에 회의가 개최된다고 하여 10분 전에 대문을 나서자 아래 집 김 씨네 대문 앞에 그의 친구인 이씨가 “시간됐어. 빨리 나와!”라고 외친다. 시간이 되었으니 대동회에 참석하러 가자는 소리였다. 난, 이들과 인사 않고 지낸지 꽤 오래된 터라 내려가면서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곳에 온 내내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던 김 씨와 이 씨의 아들이 들어온다. 느낌이 확 다가왔다. 내가 며칠 전에 배포한 “총회를 앞둔 공개질의와 건의” 문건을 보고 날 견제하려고 참석을 하려는 것이다. 신임 이장 내정자가 말한 것처럼 마을회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이 처음이라고 하는 것도 과장이 아니다. 내가 공개질의서를 집집마다 돌리자 내가 무슨 꿍꿍이속이라도 가지고 있는 양 화들짝 놀라서.. 2018. 12. 22.
대동회(大洞會) 대동회(大洞會) 이번 주 12월20일, 목요일이 우리 동네의 ‘대동회’ 날이다. 일 년에 한번 있는 마을의 정기총회일인 셈이다. 한해를 결산하고, 새로운 임원도 선출하고 마을의 공통관심사를 논의하고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날이다. 이 ‘대동회’를 앞두고 난 ‘2018년 정기총회를 앞둔 공개질의 및 건의’라는 12페이지나 되는 문건을 만들었다. 첫 페이지는 인사말과 작성 배경을, 둘째 페이지는 15개 항목의 관심사항을 표로 만들고 세 번째 페이지부터 12페이지까지는 각 항목별로 질의와 건의를 병행하여 나열한 나의 주장이 실려 있다. 오늘 이 문건을 스무 곳 정도의 마을주민에게 직접 전달하여 설명하고 총회참석을 독려할 예정이다. 이곳으로 낙향한지도 벌써 8년째인데 그동안 현 이장과 몇 차례 충돌이 있었다. ‘.. 2018. 12. 18.
나의 회상록(回想錄), ‘먼 해로(海路)’ 나의 회상록(回想錄), ‘먼 해로(海路)’ 지난 1월, ‘자서전을 쓸 것인가?’라고 자문하는 글을 써본 적이 있었는데 11월 중순부터 쓰기로 결심하고 고등학교 시절까지 A포 용지 40페이지를 끝냈다. 내가 좋아하는 ‘먼 해로(海路)를 더터온 바람이’를 대신하여 짧게 ‘먼 해로(海路)’로 .. 2018. 12. 15.
목단과 간이 풀장 목단과 간이 풀장 시원스레 머리를 깍은 손자가 손을 흔들면서 대문 안으로 들어온다. 한결 남자다운 면모다. 어느새 성큼 큰 느낌이고 말하는 모습도 한층 어른스럽다. 무더운 날씨에 애들이 다니러 왔다. 손자의 외할머니가 보내주었던 목단 꽃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죽어버렸는데 이.. 2018.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