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
마땅히 심을 곳이 없었던 수선화를 작년 가을 앞마당에 임시로 심어두었는데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싹이 삐죽 올라왔다. 깜작 놀라 흙을 도루 덮어주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이긴 하지만 아직도 영하의 추위가 계속되기 때문에 섣불리 나왔다가는 얼어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봄이 조금 일찍 온 것 같다. 3월이 시작되자마자 날씨가 따뜻해졌다.
수선화가 삐죽 올라 온지가 벌써 일주일이 넘었는데 며칠 전부터 봄의 전령이 하나 둘 시샘하듯 땅 속으로부터 조금씩 고개를 내밀며 봄소식을 전해온다.
새 집에 입주하여 겨우살이를 처음 보냈는데 연료비가 적게 들어서 큰 다행이었다. 온수 위주로 보일러를 켰기 때문이겠지만 기름을 가득 채웠는데도 아직도 3분의1일이나 남아있다. 난방을 펠릿난로로 하여 난방비가 절감되었다. 작년 초에 남았던 펠릿과 연말에 구입한 60포대로 한 겨울을 잘 보낸 것이다. 60포대의 값이 42만원 밖에 들지 않았으니 가성비로 따지면 기름에 비해 6분의1도 안 되는 금액이다.
작년에 심어둔 백합 4종류도 올해는 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손톱만한 싹들이 이 추위에도 잘 견뎌내고 머지않아 쑥쑥 자랄 것이다. 정말 대견스럽다. 에키나는 작년 봄에 꽃씨를 노지에 뿌린 것인데 잎이 잘 자라주었고 꽃은 피지 않았는데 올해는 꽃을 피울 것 같다. 이웃집 유회장께서 보내 온 튤립 30개도 예쁜 꽃을 피우면 좋겠다.
산수유를 비롯하여 16 종의 싹이 이미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2019년3월10일(일요일)
▲ 위쪽 왼쪽에서부터 산마늘, 상사화, 부지갱이, 천인국
▲위쪽 왼쪽에서부터 에키타, 매발톱, 크로코스, 원추리
▲위쪽 왼쪽에서부터 비단동자, 네페타(허브), 섬초롱꽃, 튤립
▲위쪽 왼쪽에서부터 산수유, 히어리, 영춘화, 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