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쭉과 황철쭉
이곳으로 이사 온지도 벌써 석 달이 넘었다. 며칠을 빼곤 거의 매일 정원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느라 온 몸이 녹초가 되었다. 이젠 중요한 일들은 대충 마무리가 된 셈이다. 계단 양쪽으로 나란히 피어 있는 황철쭉 꽃을 보면서 그 엷고 부드러운 색깔에 빠져들게 된다.
작년 11월 하순경에 나무 몇 그루를 이식했는데 봄이 되자 혹독한 추위를 이기지 못한 채 파란 새순을 내지 못하고 누렇게 변색되어 죽고 말았다.
제일 아쉬운 나무가 40년이 넘은 주목이었다. 10센티 정도의 작은 주목이 세월과 함께 크게 성장하였는데 관리부족으로 죽고 말았다. 홍매와 에메랄드골드도 같은 운명이었다.
같은 시기에 이식한 황철쭉 두 그루는 다행히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다. 홍철쭉은 황철쭉과 같이 구입을 하여 몇 년간 꽃을 잘 피워주었는데 죽어버리고 작년에 구입한 한 그루가 꽃을 피워주었다. 연산홍을 비롯하여 핑크색 철쭉 종류가 거리에서나 어느 집이건 너무 많아 귀한 맛을 느끼지 못하는데 비해 황철쭉과 홍철쭉은 약간 희귀성이 있어서일까 내가 매우 아끼는 철쭉이다. 종내 수액(樹液)이 올라오지 못한 가지에도 혹시나 하고 기대를 하면서 매일 들여다본다.
@2018년5월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