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765

경계목, 첫째 날 경계목, 첫째 날 은퇴 후에 이곳에 살기로 하고 낡은 집과 땅을 구입한지가 벌써 30년이 넘었다. 당시에는 한창 일 할 나이여서 이웃하고 있는 사람에게 모든 걸 맡기고 측량도 하지 않았었는데 세월이 흘러 측량을 해보니 모든 것이 바뀌어있었다. 이 사람에게서 땅도 구입했는데 그의 말.. 2020. 3. 5.
미니 온실과 부지갱이 밭 미니 온실과 부지갱이 밭 작년에 구입해둔 야생화 꽃씨를 심을 시기가 왔다. 아직은 약간 쌀쌀한 날씨지만 미리 준비를 해야겠기에 작년에 사용했던 철사로 세 곳에 기본골조를 세워두었다. 며칠 내로 두꺼운 비닐을 구입해서 씌우고 트레이로 된 모판에 씨앗을 심어 올해는 실패가 없도.. 2020. 3. 4.
클레마티스 기둥 세우기 클레마티스 기둥 세우기 3월 초하루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날씨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이웃의 어르신이 작년에 내게 준 튤립이 제대로 올라오고 있다. 네델란드의 지인이 보내준 것이라고 하여 심어둔 것인데 올해는 예쁜 모습을 볼 것 같다. 수선화도 파란 싹이 머리를 밀며 조금씩 .. 2020. 3. 3.
빈 점포 빈 점포 이발 하러 차로 10분 거리인 퇴촌의 다운타운인 네거리에 내렸다. 어쩐 일인지 상가가 썰렁한 느낌이다. 날씨 탓도 있겠지만 인적도 드물고 거리의 분위기가 적막하다. 길을 따라 이발소 가는 길로 올라오는데 오래전부터 있었던 세탁소 안이 텅 빈 것이 보였다. 최근에 와서 가게.. 2020. 2. 25.
홍 반장 홍 반장 면사무소로부터 5만원이 입금되었다. 재작년 연말 총회에서 부녀회장의 추대로 내가 반장이 되었는데 수당이 오만원이라고 이장이 귀띔을 해주었기에 난 입금이 된 사유를 금방 알아챘다. 이제 완연히 법적인 반장이 되어있었다. 정부에서 돈을 보내왔기 때문에 시골 동네의 유명무실한 반장이지만 감투를 쓴 것이다. 이곳에 내려 온지 8년째가 되어가는데 여태 끝 반장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누가 반장인지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네와 관련된 이런저런 서류를 작성했을 때도 우리 반이 마을로 들어오는 초입이어서 1반인 줄 알고 자칭 1반 반장이라고 했는데 지난 연말 총회의 결산서류 표지를 보니 ‘2반 반장 홍상표’로 되어있었다. 내가 반장으로 선출된 것은 부녀회장이 내가 가끔 산에서 쓰레기도 주워내려오는 걸 .. 2020. 2. 5.
안개 낀 물안개 공원 안개 낀 물안개 공원 우리 집이 팔당호 옆이라서 안개가 잦은 곳이다. 그렇다고 그다지 자주 안개가 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안개를 좋아하니 딱 맞추어 사는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니 안개가 자욱하다. 앞산이 전혀 보이질 않고 마을을 뒤덮은 안개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 2020. 2. 3.
고목 벚나무 베기 고목 벚나무 베기 서른다섯 살이 되는 벚나무다. 1988년도에 4년생 정도의 이 벚나무를 내가 직접 심었으니 벌써 오래되긴 하다. 봄이 되면 화려하게 꽃을 피워주었으나 어느새 고목이 되어 주위에 그늘을 만들고 많은 낙엽이 떨어져 골칫거리였다. 몇 년 전에 사다리를 놓고 낑낑거리며 .. 2020. 2. 1.
낙엽 쓸어 담기 낙엽 쓸어 담기 완연한 봄 날씨다. 내일부터 다시 영하로 내려간다는 예보가 있지만 마치 봄이 온듯하다. 그늘진 곳의 땅도 발로 밟으면 물렁거린다. 울릉도에서 가져다 심은 섬말나리 꽃 주변의 땅은 초봄의 땅처럼 벌써 갈라져 있다. 도로 옆 키 큰 나무를 베어내었지만 가을에 떨어진 .. 2020. 1. 31.
복덕방(福과 德이 있는 방) 복덕방(福과 德이 있는 방) 이름도 없는 모임이지만 오랜만에 모두 모였다. 벌써 반년은 족히 넘어 모이게 되었나보다. 일 년에 몇 차례 꼭 모여서 막걸리라도 한잔 걸치곤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모임의 빈도가 다소 떨어진 것 같다. 모두 다섯 명인데 한 친구.. 2020. 1. 20.
7천 보 7천 보 오늘의 7천 보 목적지는 분원리로 이미 결정이 났다. 막걸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로드카페를 지나서 분원리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요 며칠 새 추위로 팔당호 가장자리에 얼었던 얼음들이 따가운 햇살로 와자작거리며 깨지고 있다. 얼음과 얼음이 부딪치는 소리가 사각거린다. 큰.. 2020. 1. 17.
가지치기 가지치기 햇볕이 너무 좋다. 바람도 없다. 꽤나 쌀쌀한 날씨지만 따사로운 햇볕이 좋아서 밖에 나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 썰렁한 겨울 정원에 나와 앉아 다가올 봄을 생각하면서 이런저런 궁리를 짜본다. 오늘은 못다 한 가지치기를 마무리해야겠다. 우선 도로 쪽 울타리 나무들이 많이 .. 2020. 1. 17.
나무베기 나무 베기 이른 아침부터 기계음 소리가 요란하다. 나무를 베는 소리 같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밖으로 나오자 젊은 청년 두 명이 나무를 자르고 있고 중년남성이 마스크를 벗으며 인사를 한다. 모두들 이 교회에 다니는 신도들이다. 길옆의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 2020.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