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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의 일상288

백철쭉 시집보내기 백철쭉 시집보내기 이제 완연한 여름이다. 엊그제만 해도 아침에는 2,3도 내외의 쌀쌀한 날씨였는데 어쩜 이렇게 갑자기 변할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백합이 모인 빈 언저리에 덮어주고 남았던 우드칩이 조금 있어서 덮기 작업을 하고 있는데 김교수 내외가 들어왔다. 붉은 영산홍은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것 같았으나 백철죽은 주차장 입구 쪽에 심으면 괜찮겠다고 한다. 영산홍이 흔하긴 하지만 30년이 넘은 분재 형 ‘백철쭉’인데 수형을 나름대로 다듬었고 가는 가지가 고목을 연상케 하여 가치는 있는 나무다. 같이 손수레에 싣고 건너가서 심었다. 땅이 좋지 않았으나 잘 클 것으로 기대를 한다. 동쪽 방향으로 붉은 영산홍을 옮겨 심고 나니 뒤쪽에 있던 ‘유럽목수국’이 졸지에 그늘에 가려질 처지가 되어 이를 조금 .. 2020. 5. 6.
데크공사 사전 준비 데크공사 사전 준비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거실 앞에 통행을 할 수 있는 테라스를 만들기로 한 이후 작업을 위한 사전준비는 내가 해야만 하니까 아침부터 서둘렀다. 오늘은 ‘매발톱’ 열 개를 옮겨야 한다. 어디에 심어야 좋을지 세 곳에 점을 찍어놓고 집사람과 상의를 했다. 남쪽 빈 곳에 심기로 했다. 이곳이 새로 땅을 조금 넓힌 곳인데 잔잔한 예쁜 꽃들이 별로 없어서 내심 이곳이 어떨까 했는데 둘의 의견이 일치했다. 의외였다. 줄기도 잎도 작은 편인 ‘매발톱’꽃이 뿌리가 꽤나 깊고 컸다.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 까지 조심스럽게 삽질을 해서 하나씩 옮겨 심었다. 문제는 꽃대다. 이미 저만큼 길게 올라 온 꽃대가 견뎌내 줄지 걱정이었다. 곧 꽃이 필 텐데 꽃이라도 보고 옮겼으면 좋으련만 어쩔 수 없이 옮길 수.. 2020. 5. 3.
새 식구 입주 새 식구 입주 4월14일에 주문을 했으니 벌써 두 주가 지났는데도 배송했다는 연락이 없었는데 어제 배송문자가 왔고 조금 전에 각종 꽃들이 입주를 했다. 이변에는 일년생인 페츄니아 두 종류도 구입했다. 매년 봄과 가을에 집 입구가 허전하여 동네 꽃집에서 구입한 페츄니아와 국화를 화분에 심고했는데 이번에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버건디스타’라는 페츄니아는 흰색과 붉은 색의 대칭이 좋아보여서 가을에 씨를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내일 심어야겠다. 큰 덩어리로 성장한 할미꽃을 정원을 개조하면서 쪼개어 심었는데 살아났고 노랑과 핑크 할미꽃이 있다기에 얼른 구입했다. 기존의 할미꽃과 조화를 이룰 것이다. 할미꽃은 모래에 잘 적응한다고 한다. 역시 사토 화분에 담겨있었다. 기존의 할미꽃 양 옆으로 두 개씩.. 2020. 5. 1.
방문객 방문객 우리 집 담은 ‘에메랄드 골드’ 측백나무와 ‘회양목’으로 콤비네이션 한 키 낮은 생울타리로 만들어져있다. 그래서인지 외부인들이 마을 나들이를 하면서 우리 집 정원을 늘 관심 있게 보고는 한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정원이 예뻐요”라던가 안에 들어왔으면 하는 눈치가 보일 때가 자주 있다. 대문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방부목을 잘라 만든 내 작품인데 늘 문을 열어놓고 있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엊그제는 중년과 노년의 부부가 ‘클래오파트라’ 목련을 길에서 촬영하다가 들어가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해 정원을 안내했는데 오늘은 노부부로 보이는 한 쌍이 대문 쪽으로 다가와 이 근처에 커피샵이 있느냐고 집사람에게 물으면서 들어왔다. 남자는 카메라를 목에 걸고 꽃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이.. 2020. 5. 1.
상사화 상사화 상사화는 신기한 꽃이긴 하나 잎이 솟아나면 두툼하고 긴 줄기가 주위를 꽉 채우고는 어느새 사라져버린다. 뿌리는 꽤 굵다. 웬만하면 추위에도 잘 죽지 않는다. 우리 집에는 핑크빛의 상사화가 새끼를 쳐서 40여개가 넘는다. 이제 곧 잎이 모두 사라져버리고 기다란 꽃대가 올라올 때까지 약 두어 달(내 기억으로는 그렇다)은 맨 땅이다. 그냥 맨 땅이면 그래도 좋으련만 이곳에 무수한 잡초들이 잠깐 사이에 땅을 다 차지해버려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게으른 주인의 냄새가 풍긴다. 바닥 깔개로 덮어두면 되겠지만 미관상 좋지도 않고 자칫 꽃대가 올라오는 시기를 놓치면 낭패를 당할 수도 있어 여간 신경 쓰이는 꽃이 아니다. 분홍색 상사화가 가득 피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꽃과 잎이 살아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운명.. 2020. 4. 30.
황철쭉 꽃 황철쭉 꽃 주말이 되면 우리 동네 옆에 있는 ‘물안개공원’에 많은 상춘객들이 몰려오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까지 붙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는데 바로 이웃하고 있는 우리 동네에도 구경꾼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웬 부부 두 쌍이 우리 집 목련을 보고 감탄을 하며 사진을 찍는다. 클래오파트라 목련의 색깔에 감탄한 듯하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정원이 아름답다고 하며 구경 좀 해도 되겠느냐고 한다. 물론입니다 어서 들어오셔서 구경하십시오 라고 하자 집 구경 요청에 응한 것은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한 쌍은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고 다른 한 쌍은 칠십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꽃에 대해서 약간 아는 것 같았다. 한 바퀴 돌면서 사진도 찍고 이것저것 내게 .. 2020. 4. 30.
수선화 사연 수선화 사연 몇 년 전 양평에 있는 힐하우스 호텔 본관 앞에 있던 꽃이 수선화였다. 아마도 이것이 내가 수선화를 직접 대면한 첫 번째였던 것 같다. 노랑 색깔에 다소곳이 고개 숙인 꽃이 너무 좋았다. 인터넷으로 몇 개를 사서 심었는데 매년 새끼가 조금씩 늘어나 지금은 오십여개가 넘은 것 같다. 종류도 예닐곱 정도로 늘었다. 큰 벚나무 옆에 수선화가 터를 잡았고 그늘이 약간 걱정이 되었으나 매년 꽃들이 잘 피워주었다. 작년 가을 즈음이었는데 꽃들은 이미 졌고 잎마저 말라버린 상태였는데 잡초가 많이 올라와 이를 막으려고 매트로 덮어버렸다. 이곳에 각종 기구나 쓰레기통을 올려놓아 잡초를 방지할 겸 아주 유용하게 사용한 이후 11월 경 이곳을 정리하려고 매트를 들어보니 하얀 순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었다. 매.. 2020. 4. 28.
열대어 구피 열대어 구피 모처럼 봄비가 온다. 며칠 전 집사람 지인이 열대어를 키워보라고 하면서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구피’라고 하는 열대어를 통에 담아서 가져왔다. 당초 집사람이 내게 키워보겠느냐는 의사를 물어왔을 때 쾌히 그렇게 하겠노라고 한 다음에도 공연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을 하는 중이었다. 정원에 만들어 놓은 간이온실의 모종에 매일 물을 주는 것도 꼼짝없이 메이는 일인데 매일 밥을 주고 관리를 해야 하는 생물인데 며칠 동안일망정 집을 비울 수도 없고 이놈의 노예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은 집을 신축했을 때 공간이 넓고 여유가 있었으면 벽에 붙박이 어항을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간혹 마트에 가게 되면 열대어코너에 한참 동안이나 머물면서 이들의 유희를 즐기곤 하면서 나.. 2020. 4. 27.
백화도와 꽃복숭아 백화도와 꽃복숭아 백화도와 꽃복숭아는 모두 남경도라고 한다. 백화도는 직립형으로 하얀 꽃들이 수 없이 달리고 먹지도 못하는 열매도 달리는 나무다. 우리 집 사람이 좋아하는 꽃나무인데 매년 순백의 하얀 꽃을 피워주고 있다. 처음에는 꽃 보는 게 좋다고 잘라내지도 않고 그냥 둔 탓에 수형이 멋이 없다. 그냥 위로만 향하는 나무 모양이 되었다. 매년 윗부분 가지는 가급적 잘라내고 옆으로 가도록 유도를 해도 쉽지가 않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 꽃북숭아 꽃의 색상이 너무 예쁘다. 20년 전에 퇴촌장터에서 구입한 나무가 잘 자라주어서 아직도 건재한 덕에 예쁜 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몇 차례 잘라내고 다듬은 끝에 올해는 그래도 많은 꽃을 피웠고 당분간은 우리 집 정원을 밝게 해줄 것으로 믿는.. 2020. 4. 18.
클래오파트라 클래오파트라 목련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종류다. 이름 또한 매력적이다. ‘클래오파트라’와 ‘진지’ 중 어느 이름이 정확한지 매우 궁금했었는데 원예업체의 사진을 보니 우리 집의 목련이 ‘클래오파트라’가 확실했다. 나무를 구입한지 벌써 10여년이 지난 것 같은데 그동안 제대로 꽃도 피지 않고 잎만 무성했다. 잎이 다른 목련보다 작고 꽃도 작은 편인데 재작년부터 잎이 나온 후인 늦봄과 가을에 두 차례 피던 꽃이다. 그런 와중에 올해 드디어 타 품종과 같이 꽃이 먼저 피었다. 실은 이곳의 추위로 인해 나무의 본줄기가 죽고 옆가지가 주인행세를 한 것이 꽤 있는데 이놈이 바로 그놈이다. 정원 가운데에 있던 것을 제자리로 옮겨놓고 정성을 다했음에도 올해는 냉해가 심해서 꽃봉오리가 나오자마자 냉해로 상처를 입어 안.. 2020. 4. 18.
잔디 경계 재작업 마지막으로 마무리 된 7번째 블록의 벽돌잔디경계 잔디 경계 재작업 잔디밭과 화단의 경계가 어느새 무너져버려 잔디가 화단으로 들어가고 화단의 흙이 흘러내려 꽃 들이 잔디밭에 터를 잡는 등 무언가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엿새간 매달렸다. 오늘 드디어 마지막으로 벽돌을 파내고.. 2020. 4. 15.
희비교차(喜悲交叉) 희비교차(喜悲交叉) 작년 10월에 심어 둔 ‘응달나리’가 땅을 뚫고나오려는 기척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이 든다. 지난해 나리를 심었던 과정이 불안했기 때문에 더욱 믿음이 가지 않아서다. 백합은 꽃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향이 좋고 이곳 날씨와 잘 맞아 한 번 심어놓.. 2020.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