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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57

‘예림원’에 참나리 꽃 밭을 *본 칼럼은 2009년6월10일 울사모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예림원’에 참나리 꽃 밭을 조간신문을 펼치는 순간 해바라기 꽃으로 가득한 태백시의 ‘산소(酸素)길’이 시원스레 눈앞에 다가온다. 2009년6월9일자 조선일보에 소개된 태백시 어느 언덕 위 해바라기 밭의 이미지다. 푸른 하늘과 키 큰 수목들을 양 팔로 안은 채 넓게 펼쳐져 있는 해바라기 꽃밭을 보는 순간 소피아로렌이 주연했던 영화 ‘해바라기 꽃’이 짠하고 가슴에 와 닿는다. 지오반나로 분한 이탈리아 여배우 소피아로렌이 전쟁터에서 행방불명이 된 남편 안토니오를 찾아서 우크라이나 들판을 지나고 있을 때, 바람에 흔들리며 벌판 끝없이 펼쳐지는 해바라기 꽃들이 지오반나의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함께 진한 감동을 주지 않았던.. 2023. 1. 16.
‘나미나라’ 공화국 *본 칼럼은 2009년3월13일 울사모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나미나라’ 공화국 스무 살 무렵이다. 공연히 시비를 걸고 싶고 무작정 사회에 도전하고 싶은 그런 나이여서인지는 몰라도 난 꽤나 불만이 많은 축에 들었다. 이상은 높고 현실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그 또래의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청춘의 아픔이었을지도 모르겠다. 1965년도를 전후하여 겨울 방학을 맞아 고향으로 한번 내려가려면 서울역에서 밤 10시에 출발하는 통일호 입석을 타고 여섯, 일곱 시간 걸려서 대구에 도착하고, 다시 버스를 두어 시간 달려서 포항에 도착했던 것 같다. 어느 겨울에는 왜 그렇게 날씨가 심술을 부렸던지 보름 이상이나 발이 묶인 채로 부두 옆에 있던 ‘항구식당’에서 죽치고 앉아 낮부터.. 2023. 1. 8.
‘울사모 카페’로의 귀환 ‘울사모 카페’로의 귀환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해 7월초에 내가 운영해왔던 ‘울사모 카페’의 매니저를 울릉도에 거주하는 고향 후배에게 위임하고 돌아온 지 5개월 만에 모든 게 없던 것이 되고 말았으니 그동안의 공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한 주에 5일간 울릉도에서 일어나는 각종 소식을 모아서 올려왔던 것이 5개월 동안 먹통 카페가 되고만 것이다. 뭔가 새로운 혁신이라도 있을 것을 기대하며 기다렸던 회원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고 만 셈이다. 2008년부터 시작했으니 ‘울사모 카페’와 함께 한지 14년이 되어 이제 나이가 들어 기력이 달리고 눈도 침침하고 생각도 무디어 후임자를 찾던 중 울릉도에 거주하고 있는 후배를 알게 되어 지난 7월에 모든 걸 처리하고 돌아온 바 있었다. 기본.. 2023. 1. 5.
‘울릉도 관광’의 3인 방 *본 칼럼은 2009년1월30일 울사모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울릉도 관광’의 3인 방 지난 1월10일(토요일) 한국관광클럽으로부터 정기총회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지자체 수장에게 수여하는 ‘한국 관광 대상’ 수상식도 겸한다고 하여 총회가 어떻게 진행되며 누가 수상자인지도 모른 채 관광클럽의 회장이 나의 고향 후배이기도 하고 재경울릉향우회 회장이기도 하여 내가 ‘울사모’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처지라 격려차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기축년(己丑年) 들어 첫 추위여서일까 꽤 쌀쌀한 날씨에 입김이 마구 나왔다. 이태원에 있는 해밀턴 호텔 4층이라고 했다. 밖에서 향우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때 멀리서 보아도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한 중년신사가 코트를 걸친 채 보도를.. 2023. 1. 3.
발해탐사선 1300호 선장 이덕영 * 본 칼럼은 2009년1월24일자 ‘울사모’ 칼럼난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발해탐사선 1300호 선장 이덕영 1998년1월23일 오후 4시14분경, 탐사대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무선으로 흘러나왔다. “파도가 계속 (도고) 섬 쪽으로 몰아치고 있어 자체 접안이 어렵습니다. 예인선을 불러 주세요!” 오후 8시 50분경, 다시 연락이 왔다. “예인선이 도착했습니다!” 안도의 순간도 잠시, 3시간 뒤 뗏목이 있는 일본 도고 섬 해역에 폭풍주의보가 발령돼 일본 해경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다음 날인 24일 오전 7시 5분경. 대원들의 육신은 거친 파도에 사라졌다. 당일 각 일간 신문에 대서특필한 내용의 일부다. 안타깝게도 이 대원들 중에는 발해1300호와 함께 바다.. 2022. 12. 30.
눈꽃 축제 * 본 칼럼은 2008년12월29일자 ‘울사모’ 칼럼난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눈꽃 축제 예년의 지금쯤이면 TV나 신문에 겨울축제 이야기로 온통 떠들썩할 것이나 최근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인지 “겨울축제”가 뒷전으로 물러 난 듯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아이들이 방학을 하고 공부에서 해방되는 날, 겨울축제 이야기로 다시 여기저기서 수런거릴 것이다. 겨울 축제는 많은 눈이 있어야 하고 매우 추워야 신바람 나고 참맛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 축제를 여는 대부분의 지역도 경기도 북부지방이나 강원도가 대부분인 셈이다. 옛날 같으면 수도권에서 강원도 북부지방으로 가려면 너 댓 시간이 족히 걸렸으나 지금은 넓은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어디든지 편리하게 세 시간 이내면 안전하게 갈 수 있으니.. 2022. 12. 28.
구로기마치(黑木町)가 셀프 여행족을 선호하는 이유는… * 본 칼럼은 14년 전인 2008년11월27일자 ‘울사모’ 칼럼난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구로기마치(黑木町)가 셀프 여행족을 선호하는 이유는… 얼마 전 일본 NHK TV에서 규슈(九州)온천지를 소개하는 특집방송을 본적이 있었다. 후쿠오까(福岡)에서 구마모토(熊本)로 내려가는 길 오른쪽 내륙지방에 위치한 곳이 구로기마치(黑木町)였다. 이 곳은 온천 이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는 촌락이라고 했다. 가로등 색깔도, 쓰레기통도, 온천 여관도 온통 검정색 일색이다. 그야말로 검정나무로 만든 동네만 같았다. TV에서 인터뷰하는 촌장의 말로는 예전에는 관광객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온천을 찾아오는 것이 당연시되었으나 지금은 단체 손님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잘 받지도 않으며 개별 .. 2022. 12. 26.
꿩 샤부샤부 * 아래 글은 14년 전인 2008년11월5일자 ‘울사모’ 칼럼 난 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꿩 샤부샤부 명색이 ‘울사모’의 편집장을 자처하는 내가 아직까지 ‘학포’ 마을에 한 번도 다녀 온 바가 없어서 가보기로 했다. 지난 6월의 일이다. 뭐 특별한 이유로 우정 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위치도 잘 몰랐거니와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학포’ 해안의 절경만으로 만족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자동차로 심한 경사를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새끼 꿩들이 까투리 뒤를 줄줄이 따라가는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자동차가 내려가고 있는데도 별 두려움이 없는지 힐끗힐끗 뒤를 보면서도 별로 피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 나와 함께 했던 친구의 이야기로는 꿩 때문에 울릉도 농민의 농사가 엉망진창이라고.. 2022. 12. 22.
출향인은 울릉도의 자산이자 미래다 [본 칼럼은 14년 전인 2008년10월18일자 ‘울사모’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으며 제 칼럼 난 한 곳에 모아 정리 한 것입니다] 출향인은 울릉도의 자산이자 미래다 지난 10월3일 중앙일보에 게재된 재외동포재단 권영건 이사장의 ‘재외동포는 민족 자산이다’ 라는 칼럼을 읽었다. 간략하면서도 아주 설득력 있게 재외동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었다. 재외동포는 ‘민족의 역사’이며 ‘민족의 자산’ 그리고 ‘민족의 미래’ 다 라고 갈파하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 가슴 속으로 다가오는 짙은 동감을 느꼈다. ‘재외동포’를 ‘출향인’으로 바꾸어 몇 가지 자귀만 고치면 그대로 울릉도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신기하기도 했다. 출향인은 ‘울릉도의 역사’이며 ‘울릉도의 자산’ 그리고 ‘울릉도의 미래’라고 .. 2022. 12. 20.
향우회라는 것은 향우회라는 것은 코로나로 인해 2년째 연기되었던 내 고향 향우들의 모임인 ‘재경울릉향우회’ 총회가 어제 열렸다. 회장 이취임식을 겸한 자리였다. 향우회가 결성된 지 어언 44년째다. 많은 향우들이 참석했다. 제7대부터 13대 회장까지 역대회장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부 함께 했다. 다른 쪽에는 울릉도와 독도의 사진전도 병행하고 있고 내 초등학교 친구들 4명도 와 있었다. 62년생 젊은 회장이 취임하여 6년 만에 퇴임하는 날이다. 그동안 그가 진행한 각종 행사와 여러 활동사항을 옆에서 지켜보고 또 동참 하면서 향우회를 이렇게 잘 운영할 수가 있을까 하는 놀라움을 매번 느꼈던 터라 멋진 마무리가 기대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약간 흥분되는 날이기도 하다. 내가 열흘간에 걸친 작업으로 그.. 2022. 11. 24.
고향후배들 고향후배들 얼마 전 퇴촌에서 우연히 만나 집에서 차 한 잔 하고 다녀갔던 5년 고향 후배들이 다시 찾아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아마도 지난번에 함께 하지 못했던 김재학, 김재봉 후배들이 한 번 더 가자고 한 모양이다. 너무 고마웠다. 그들도 70 넘은 나이임에도 먼 이곳까지 우정 시간을 내어 찾아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게다가 점심을 내가 대접해야함에도 극구 말린다. 퇴촌에 있는 통보 장어집에서 만났다. 마치 내 생일날 같은 기분이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는가? 선배라고 해서 후배들에게 잘 해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예우를 해주고 있으니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오랜만에 울릉도 옛 이야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감 가는 화제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고향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은 이렇게 즐거운가.. 2022. 11. 16.
부지갱이 이식 부지갱이 이식 우리동네 사람들은 의외로‘부지갱이’를 잘 모른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꽤 된다. 주로 원주민들이 그렇다. 엊그제 노인회의 회식자리에서 마을회관 앞밭에 부지갱이를 옮겨 심었는데 내년 봄에 맛을 보고 씨를 받아 늘려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물론 부지갱이 나물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고 난 다음이었다. 울릉도에서는 ‘부지갱이’로 통하지만 표준어로는 ‘섬쑥부쟁이’다. 내 고향에는 좋은 나물이 많지만 재배하기 쉽고 맛이 뛰어난 나물은 역시 부지갱이를 따를 나물이 없다고 본다. 고비나물, 눈개승마, 전호나물, 산마늘 등이 있지만 난 이 부지갱이를 제일 좋아한다. 입 안에 들어왔을 때 감칠맛과 향이 그렇게 좋다. 물론 어렸을 때 먹던 맛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처음 먹는 사람들의 반응.. 202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