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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눈꽃 축제

by 빠피홍 2022. 12. 28.

제1회 눈꽃 축제가 열리던 날

 

 

* 본 칼럼은 20081229일자 울사모칼럼난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눈꽃 축제

 

예년의 지금쯤이면  TV나 신문에 겨울축제 이야기로 온통 떠들썩할 것이나 최근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인지 “겨울축제”가 뒷전으로 물러 난 듯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아이들이 방학을 하고 공부에서 해방되는 날, 겨울축제 이야기로 다시 여기저기서 수런거릴 것이다.

 

겨울 축제는 많은 눈이 있어야 하고 매우 추워야 신바람 나고 참맛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 축제를 여는 대부분의 지역도 경기도 북부지방이나 강원도가 대부분인 셈이다. 옛날 같으면 수도권에서 강원도 북부지방으로 가려면 너 댓 시간이 족히 걸렸으나 지금은 넓은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어디든지 편리하게 세 시간 이내면 안전하게 갈 수 있으니 주말이면 대단한 인파가 몰리곤 한다.

이제 막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겨울축제만 해도 꽤나 다양하다. 포천에서 열리는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축제>를 비롯하여 <화천 산천어 축제>, <대관령 눈꽃축제>, <춘천 얼음섬 별빛축제>, <인제 빙어축제>, <태백산 눈꽃축제> 등 참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화천의 어느 양식장은 축제를 대비하여 일 년 내내 산천어만 양식한다고 한다. 행사가 시작되면 매일 산천어를 행사장으로 실어 나르고, 두께가 4미터나 되는 얼음판에 앉아서 관광객들이 낚시도 하고 맨손으로 산천어 잡기 체험도 하는 등 7년째 되는 화천의 축제는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한다.

대관령축제는 <양떼 목장 체험>, <치즈나 딸기 만들기 체험>, <멧돼지 몰기> 등 다양한 놀이와 체험축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또한 동장군 축제는 <눈동산 토끼몰이>, <모닥불 체험> 등으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눈꽃 축제들이 제각기 특색을 자랑하고 있지만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 되어있다. 각종 구경거리를 포함하여 많은 체험행사가 어린이들을 즐겁게 하고 좋은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멋진 추억거리를 만들고자 한다는 것이다.

둘째, 말은 ‘눈꽃 축제’이지만 ‘움직이는 생물’을 중심으로 한 체험행사가 많다는 것이다. 산천어잡기, 빙어잡기, 송어잡기 등 물고기 축제라고 빈정거리는 사람도 있지만 꽤나 인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셋째, 마을 사람들에게 직접 경제적인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쪽으로 대부분 무료가 아닌 대여료나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

넷째, 행사 기간을 길게 하여 경제적인 효과를 높이려고 하고 있다.

다섯째, 홍보를 위해 대부분 잘 만들어 진 홈페이지를 행사 시작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침, 울릉도에도 2009년1월16일부터 나리동에서 두 번째로 눈꽃축제를 연다고 한다. 축제 내용도 첫 회보다 꽤나 다채로워 보인다. 눈썰매, 스노래프팅 놀이체험과 성인봉 눈꽃 산행, 개썰매타기, 기념사진 촬영대회, 말잔등~나리 전문 산악스키대회, 가족끼리 눈사람 만들기 등이 있는가 하면 어린이 눈썰매타기, 대나무스키타기, 설피 신고 걷기체험, 추억의 감자 구워먹기, 특산물장터 등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릉도의 겨울 축제 의도는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울릉도를 사계절 관광지로 승화시켜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관광 비수기에 관광객의 증가로 울릉도의 새로운 이미지를 제공하기 위해서(경북매일2007/01/09) 꼭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울릉도의 눈 축제는 여느 지역과 달리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어서 투입비용의 과다와  성급한 성과 예상에 비하여 자칫 동네축제로 전락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관광객은 목적지에 도착하여 축제를 즐기고 정해진 날짜에 무사히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익히 알고 있는 일이지만 울릉도의 현실이 어디 그러하던가? 최근의 관광은 생활의 일부임으로 정해진 날짜에 떠나고 정해진 날짜에 돌아와서 일상생활에 쉽게 복귀할 수 있어야 함에도 울릉도축제에 참가하려는 관광객은 그냥 하늘만 믿을 수밖에 없어 자칫 낭패를 보기십상임으로 울릉도의 눈꽃축제를 가보고 싶어도 이런저런 생각 끝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을 것 같다.

비행기나 전천후 운항이 가능한 크루즈선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참으로 난감한 것이 접근성 문제다. 따라서 당분간은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관광객의 한계가 있음으로 접근성이 어느 정도 해결될 때까지는 울릉군민만의 축제로 내공을 쌓은 연후에 관광객 맞이에 온갖 정성을 쏟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비용을 최소화하여 경험을 축적한 이후에 대외 홍보를 본격화하자는 것이다.

 

오늘 조간신문에 “지자체 축제 올인, 혈세가 마른다”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행자부에서 2007년도 전국 지자체의 축제를 분석한 결과였다. 재미있는 것은 지방세 수입과 대비하여 행사나 축제비용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이 경북 영양군으로 78.9%인 22억7천만원을 사용했고, 그 다음이 울릉군이었다. 총 사용액이 11억6천8백만원으로 58.2%가 행사나 축제 등에 사용된 셈이었다. 다시 말해 울릉군의 지방세 수입이 20여억원이 채 안 되는 실정인데 행사나 축제비용으로 60% 가량을 썼다는 계산이 된 다.

물론,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고자 하는 울릉군의 고육지책임을 왜 모르겠는가 만은 울릉군민이 애써 낸 지방세의 반이 축제로 쓰여 진다는 것이 약간은 씁쓸하기만 하다. 
<축제>는 곧 <관광>으로 직결된다는 고정관념은 이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돈을 들여서 인위적으로 만드는 축제는 그 생명력이 짧다. 동네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에 뿌리를 두고 주민 모두가 자생적으로 만들어 낸 잔치야 말로 그 연륜을 더해갈 때 외부인도 동감하는 참된 축제가 이루어질 것이다.

 

 

2008-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