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원의 일상

부지갱이 이식

by 빠피홍 2022. 10. 27.

▲ 이식에 용이하도록 가지부분을 몽땅 잘라버렸다.

 

 

부지갱이 이식

 

 

우리동네 사람들은 의외로‘부지갱이’를 잘 모른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꽤 된다. 주로 원주민들이 그렇다. 엊그제 노인회의 회식자리에서 마을회관 앞밭에 부지갱이를 옮겨 심었는데 내년 봄에 맛을 보고 씨를 받아 늘려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물론 부지갱이 나물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고 난 다음이었다.

 

울릉도에서는 ‘부지갱이’로 통하지만 표준어로는 ‘섬쑥부쟁이’다. 내 고향에는 좋은 나물이 많지만 재배하기 쉽고 맛이 뛰어난 나물은 역시 부지갱이를 따를 나물이 없다고 본다. 고비나물, 눈개승마, 전호나물, 산마늘 등이 있지만 난 이 부지갱이를 제일 좋아한다. 입 안에 들어왔을 때 감칠맛과 향이 그렇게 좋다.

물론 어렸을 때 먹던 맛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처음 먹는 사람들의 반응 또한 그러했다.

 

매년 세 번 정도는 새순을 잘라서 먹을 수 있고 다년생이어서 저절로 몸집을 불리고 씨앗이 떨어져 새로운 새끼들이 번식을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 나물인가?

 

4년 전 고향에 갔을 때 친구 집에 있던 부지갱이 두 포기를 정원에 옮겨 심었는데 포기 쪼개기로 수량을 늘렸더니 꽤 많이 늘었다. 분원리에 있는 김교수 농장에 심어두었던 것을 거리가 멀어 다니기도 힘들 뿐 아니라 김교수 자신도 농사가 너무 힘들어 이를 줄인다고 하여 몽땅 마을회관 큰어르신 밭으로 옮겨 심었다. 모두 46포기나 되었다.

 

나물 재배를 늘려보려고 작년 가을에 씨가 달린 꽃대를 잘라서 보관해두었는데 도무지 어느 것이 씨앗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울릉도에 있는 초등학교 친구에게 어제 전화로 물었더니 몇 가지 팁을 줬다. 꽃이 검게 시들면 씨를 받되 까만 것이 씨라고 한다. 그리고 씨를 묵히면 안 된다고 했다. 즉 올해 수확한 것은 내년 봄에 심으라는 것이다.

 

씨를 구할 수 있는지 몇 군데 수소문해보고 어려우면 내년 가을에 씨를 받아 심는 수밖에 없는 가 보다.

 

 

@2022년10월21일

 

 

'전원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뻐꾹나리가 만개하다  (0) 2022.10.31
청화쑥부쟁이와 용담초  (1) 2022.10.29
해국(海菊)  (0) 2022.10.15
겨울 준비 펠릿연료  (0) 2022.10.09
고향 후배들과의 만남  (0) 2022.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