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사모 카페’로의 귀환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해 7월초에 내가 운영해왔던 ‘울사모 카페’의 매니저를 울릉도에 거주하는 고향 후배에게 위임하고 돌아온 지 5개월 만에 모든 게 없던 것이 되고 말았으니 그동안의 공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한 주에 5일간 울릉도에서 일어나는 각종 소식을 모아서 올려왔던 것이 5개월 동안 먹통 카페가 되고만 것이다. 뭔가 새로운 혁신이라도 있을 것을 기대하며 기다렸던 회원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고 만 셈이다.
2008년부터 시작했으니 ‘울사모 카페’와 함께 한지 14년이 되어 이제 나이가 들어 기력이 달리고 눈도 침침하고 생각도 무디어 후임자를 찾던 중 울릉도에 거주하고 있는 후배를 알게 되어 지난 7월에 모든 걸 처리하고 돌아온 바 있었다. 기본이 봉사이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수익도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나누고 맡기고 돌아온 것이다.
리뉴얼을 한다고 하여 한 달 간 카페가 먹통이었음에도 기다렸으나 변화가 없어 전화로 한 번 싫은 소리를 한 이후에 계속 참고 기다렸다. 이 친구가 타이틀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메인 화면에 배너광고 몇 개 띄우고 좌단에 각종 메뉴의 제목을 엄청 달아놓고 작업을 하고 있어 5개월이나 기다렸음에도 더 이상의 진척이 없었다. 하루에도 수 십 번 상황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권한을 맡긴 이상 그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였으나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으로 문자메시지로 진행계획을 알고 싶다고 하자 그제야 못하겠다는 회신이 왔다.
고향의 소식을 매일 전한다는 사명의식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시간도 뺏기고 돈이 되는 일도 아니어서 책임만 갖게 되는 불편한 것일 수 있다. 막상 작업을 해보니 생각보다 귀찮고 힘이 든다면 바로 포기라도 해주었으면 울릉도소식을 5개월간이나 단절시키지 않았을 텐데 내가 진행상황을 묻자 그때서야 못하겠다고 하는 데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부터 카페 운영을 돈벌이로 생각하고 덤벼든 젊은 고향후배의 심보가 괘심하지만 일하는 절차나 카페의 필요성과 소식을 중단해서는 아니 되는 당위성도 모른 채 섣불리 덤벼들었다가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처사에 큰 실망이 아닐 수 없었다.
어쨌거나 2023년 계묘년 시작부터 처음 ‘울사모’ 카페를 오픈했던 14년 전 그날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것이다.
@2023년1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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