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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마시며

빌라드지디에서의 하루

by 빠피홍 2023. 2. 19.

 

 

빌라드지디에서의 하루

 

 

우리 대학 친구들은 박춘부의 양평 집에 들르게 되면 그곳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두 딸과 간혹 마주하곤 했다. 큰 딸은 약간 새침형인 것 같았고 작은 딸은 애교 많고 넉살도 좋아 조동재 친구에게 유난히 안기면서 재롱을 부리던 기억이 난다. 벌써 20여년도 더 되었는지 모른다.

 

우린 가끔 “우리 다 죽고나면 딸 둘 시집 보낼거야?” 라고 그를 놀릴 셈으로 농 섞인 잡담을 늘어놓던 기억도 새롭다. 이제 이들이 어느새 성인이 되었고 큰 딸 가인이가 결혼 하게 되어 친구들이 함께 모였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도 많아 보인다.

 

대구에서 친구 김대곤도 올라왔다. 1시간 40분 걸려서 동대구에서 수서역에 도착했다고 하니 내가 광주에서 몇 번의 차를 갈아타며 도착한 것 보다 조금 빨랐던 같다. 좋은 세상이다. 조동재, 이호, 성범모, 김호섭, 이병철, 진재석, 홍진호, 심순구, 이순복 그리고 오랜만에 이방헌 친구도 참석을 했다. 여느 친구들보다 늦은 큰딸의 결혼으로 춘부와 그의 부인은 빌라드지디에서의 하루가 남들보다 감회가 컸으리라.

 

아름다운 꽃들과 깔끔하게 세팅된 웨딩홀이 이채로웠다. 세련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격조 있는 홀에서 울려퍼지던 신부 동생의 축가 또한 한데 어우러져 오랫동안 모든 이의 귓전에 남을 것 같다.

 

빌라드지디에서의 하루! 축하 하네 친구여!

 

 

@2023년2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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