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2월9일
‘나는 울릉도 사내’
에세이집을 내기로 했다. 당초 출판에 그다지 흥미를 갖지 않았으나 친구로부터 더 늦기 전에 책을 내야한다는 수 십 차례의 압력을 받아 그동안 준비 중에 있었던 자전적 에세이 원고작업을 뒤로 미루고 이를 우선 내기로 했다.
올해 들어와 책 출판을 서둘러야 한다는 친구로부터의 채근이 더욱 심해졌다. 난감하던 차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그동안 가끔씩 써두었던 칼럼 생각이 났다. 헤아려보니 8~90 여개나 되어 이거면 어떻겠느냐고 에피소드 몇 개를 보냈더니 훌륭하다는 답변이 왔다. ‘울릉도’와 관련된 에세이가 58개여서 기타 에세이는 빼버리고 ‘울릉도’ 관련 에세이만 집중하기로 했다.
원고는 이미 준비되어있음으로 수정과 몇 가지 부수사항만 손보면 바로 출판할 수 있어 일단 몇 가지 작업을 했다. <지은이 소개> <목차> <프롤로그> 등을 만들었다. 목차를 주제별로 소제목을 여섯 개 정도 만들면 제일 바람직하겠으나 아무리 머리를 써 보아도 썩 와 닿지 않아 그냥 연도별로 소제목을 처리하기로 했다. 즉, 목차에 큰 비중을 두지 않기로 한 것이다.
프롤로그를 만들기도 전에 친구로부터 ‘발문’이 먼저 도착했다. 그만큼 내게 압박을 주려는 것 같다. 이유는 간단했다.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살아있을 때 나의 책 출간을 꼭 봐야겠다는 것이다. 60년을 한결같은 우정으로 지내오고 있는 바로 그 친구가 정성수 시인이다. 현재 문인협회 부이사장이며 원로 시인이다.
책 사이즈를 140X210mm, 문단모양을 190, 글자크기를 11pt로 정하고 각 에피소드에 들어가는 이미지 선정을 하는 등 준비를 마치고 몇 가지 준비물을 들고 친구에게 자문 받기로 했다. 그가 <지은이 소개> <목차> <프롤로그>를 즉석에서 간단명료하게 수정을 해주었다. 책 제목은 좀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당초 그가 내게 보내준 제목은 ‘내 사랑 울릉도’였다. 그러나 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시간을 갖고 만들기로 했다.
이튿날 아침 그가 뚝딱 만들어낸 열 두 개의 책 제목이 들어왔다. 총알같이 빠른 작업이다. 집사람과 나의 의견은 ‘울릉도’가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 것뿐인데 모두 울릉도가 들어간 제목들이었다. 집사람에게 제목 한 개를 두 번씩이나 천천히 읽어 주었다. 마음에 드는 것을 정해보라고 하면서. 나는 “내 인생은 울릉도에서 시작되었네” 쪽에 방점을 두자 집사람은 “나는 울릉도 사내”가 좋다고 한다. ‘사내’는 ‘사나이’도 되고 ‘사네’도 되는 것 같아 울릉도에 꽂혀 사는 당신에게 어울리며 제목이 심플해서 좋다고 했다.
그래서 결정된 것이 “나는 울릉도 사내”다. 며칠 내로 계약이 완료되면 수개월 내에 세상에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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