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마시며99 울사모 매니저 초대 울사모 매니저 초대 내가 울릉도 출신이어서인지 ‘울’자만 보여도 번뜻 눈이 뜨인다. 혹시 울릉도에 관한 소식이 있을지 궁금해서이다. 거의 본능적으로 오랫동안 습관이 된 셈이다. 1952년 즈음, 즉 60년이 훨씬 지난 옛날에 울릉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왔으니 오랜 세월을 잘 견뎌온 셈이다. 난 지금도 경상도 말을 쓰고 있다. 고등학교까지는 서울 표준어를 쓰다가 대학에 들어와 방학에 고향을 다니면서 내 고향 말을 다시 쓰게 되었다. 말이란 것이 참 묘한 것이어서 서울말을 그대로 썼으면 나의 성격도 보다 부드럽고 친절함이 몸에 배었을지도 모르겠으나 경상도 말을 사용해서일까 아무래도 무뚝뚝하고 말 수가 적어 집사람에게 매번 핀잔을 받는다. 고향 이야기 때문에 나의 신상 이야기를 하고 말았지만 일찍 .. 2020. 6. 9. 경기 광주의 팔경(八景), 물안개공원 경기 광주의 팔경(八景), 물안개공원 마을 카톡방에 ‘물안개공원’ 에 ‘허브섬 조성’ 착공식이 있다는 연락이 떴으나 참석하지 못했는데 벌써 열흘이 훌쩍 지나버렸다. 며칠 전 시원치 않은 다리로 허브섬을 구경할 겸 물안개공원 다리를 건너 몇 차례 위쪽로 올라갔음에도 찾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여기저기 물어서 드디어 찾아냈다. 아직 오픈이 안 된 상태여서일까 안내 표시가 없어 아쉬웠다. ‘허브섬 가는 길’이라는 간단한 임시 안내판에 거리표시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땅고르기 작업과 허브심기도 병행하고 있었다. 무척 넓어보였다. 잡초가 많고 우기에는 물이 쉬 들어오는 얕은 야생지어서 흙을 높이 쌓고 검정 비닐을 씌운 상태에서 허브를 심고 있었다. 몇 종류나 되느냐고 차에서 꽃을 나르는 이에.. 2020. 6. 7. 막걸리와 7천보 막걸리와 7천보 잔디가 빨리도 자란다. 올해 들어 첫 잔디를 깍은 지가 열흘이 조금 지났는가했는데 벌써 잔디가 많이 자랐다. 내일은 잔디를 깎아야겠다. 이웃집 큰 어르신은 벌써 세 번이나 깎았다고 한다. 나이 팔십이 내일모레인데 아직도 작심삼일이다. 무슨 결심을 하면 그대로 실행할 나이인데도 이런저런 핑계로 젊었을 때와 똑같이 조그만 계획일지라도 며칠 만에 와르르 무너지고 만다.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술뿐만 아니라 모든 게 다 그렇지만 내가 매일 마시는 막걸리만 해도 그렇다. 하루 한 병으로 줄여야겠다고 작심을 한지가 벌써 몇 년째다. 족히 하루 두 병은 해치우는데 이게 실은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닌 것이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다. 겨울은 겨울대로 밤이 길어서 마시고 봄이나 여름은 정원에서.. 2020. 6. 2. 빈 점포 빈 점포 이발 하러 차로 10분 거리인 퇴촌의 다운타운인 네거리에 내렸다. 어쩐 일인지 상가가 썰렁한 느낌이다. 날씨 탓도 있겠지만 인적도 드물고 거리의 분위기가 적막하다. 길을 따라 이발소 가는 길로 올라오는데 오래전부터 있었던 세탁소 안이 텅 빈 것이 보였다. 최근에 와서 가게.. 2020. 2. 25. 복덕방(福과 德이 있는 방) 복덕방(福과 德이 있는 방) 이름도 없는 모임이지만 오랜만에 모두 모였다. 벌써 반년은 족히 넘어 모이게 되었나보다. 일 년에 몇 차례 꼭 모여서 막걸리라도 한잔 걸치곤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모임의 빈도가 다소 떨어진 것 같다. 모두 다섯 명인데 한 친구.. 2020. 1. 20. 7천 보 7천 보 오늘의 7천 보 목적지는 분원리로 이미 결정이 났다. 막걸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로드카페를 지나서 분원리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요 며칠 새 추위로 팔당호 가장자리에 얼었던 얼음들이 따가운 햇살로 와자작거리며 깨지고 있다. 얼음과 얼음이 부딪치는 소리가 사각거린다. 큰.. 2020. 1. 17. 7천 보(步) 7천 보(步)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 바깥나들이를 포기했다. 마치 봄비 마냥 질펀하게 내렸다. 오늘도 그간 꽁꽁 얼어붙어있던 화단에 발을 살짝 디디면 물렁하게 쑥 들어간다. 정원 잔디 바깥쪽 산책길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 돌면서 내년 봄에 할 일들을 생각하면 벌써 이만큼 봄이 .. 2020. 1. 11. 강촌 구멍가게 [1] 강촌 구멍가게 [1] 내가 살고 있는 귀여2리에서 분원리 쪽으로 걸어가면 약 30분 거리다. 수년 전 데크로 만든 둘레길을 이용하는데 산을 깎아 길을 만들지 않고 팔당호 쪽 저지대에 쇠말뚝을 박아 2미터 폭의 데크 길을 깔끔하게 잘 만들어놓았다. 내가 마시는 막걸리를 늘 퇴촌 농협에서 .. 2020. 1. 6. 안개 낀 아침 안개 낀 아침 며칠 전부터 기상시간이 조금씩 늦어지곤 하더니 오늘도 9시가 되어 일어났다. 딱히 일찍 일어나야 할 이유도 없지만 늘 7시 전후로 일어나곤 했는데 알람 소리가 울리자말자 일어나기 싫어서 꺼버렸다. 밖이 어두운 겨울이어서 일까 잠이 부족했던 젊은 날도 아닌데 게으름.. 2020. 1. 5. 이용구 이장 이용구 이장 내가 우리 마을의 직전 이장을 알게 된 것은 약 8년 전인가 보다. 48년생으로 나보다 세 살 아래다. 그런데 며칠 전에 그가 세상을 떴다. 그것도 너무나 갑자기 세상을 하직한 것이다. 불과 2주 전인데 이웃 어른이 이용구 이장이 배에 복수가 차서 분당에 있는 서울대병원에 입.. 2020. 1. 3. 검은 지갑 검은 지갑 최근에 들어서 물건을 흘리는 일이 잦아졌다. 몇 년 전에는 버스 안에서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린 일도 있고 딸이 해외에서 선물로 사다준 버버리 머플러를 찾기 위해 버스종점인 동원대학 분실센터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에는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돌.. 2018. 12. 23. 나의 회상록(回想錄), ‘먼 해로(海路)’ 나의 회상록(回想錄), ‘먼 해로(海路)’ 지난 1월, ‘자서전을 쓸 것인가?’라고 자문하는 글을 써본 적이 있었는데 11월 중순부터 쓰기로 결심하고 고등학교 시절까지 A포 용지 40페이지를 끝냈다. 내가 좋아하는 ‘먼 해로(海路)를 더터온 바람이’를 대신하여 짧게 ‘먼 해로(海路)’로 .. 2018. 12. 15.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