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한잔 마시며98

물안개공원의 무질서 물안개공원의 무질서 요즘은 서쪽의 분원리로 걷는 것이 거의 없고 오로지 동쪽방향인 물안개공원 쪽으로만 걸어 다닌다. 하루 7천보 계획은 이미 물 건너간 지 오래다. 반으로 줄였다. 허리가 불편하니 다리에 영향을 미친 탓일 게다. 시원스레 뚜벅뚜벅 보폭을 넓혀 걷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추석 연휴에 물안개공원 입구의 무질서한 차량들의 주차행태는 정말 짜증스러웠다. 왜들 이렇게 얼굴이 두꺼운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원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두 줄로 차들이 주차를 하고 있고 이 사이로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차들로 난장판이다. 이곳에 차를 세우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닌가? 관리인들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도무지 남을 위한 배려라는 것이 없다. 어떻게 해서 이 지경까지 왔는지, 이게 선진국이라.. 2022. 9. 17.
‘울사모 카페’ 매니저를 내려놓으며 ‘울사모 카페’ 매니저를 내려놓으며 벌써 14년이 되었다. 당시에는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그 지역의 이름 앞자리를 따서 ‘X사모’라는 것이 유행되기 시작했을 때였다. 향우회 회장을 하던 때였음으로 고향 후배들로부터 몇 차례 건의도 있었고 필요할 것 같아 ‘울릉도를 사랑하는 사랑방모임’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 때가 2008년4월이다. 육지에 나와 있는 출향인으로서 생생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소한의 정보라도 전달해야겠다는 심정에서 10여개의 언론사에서 생산하는 울릉도 관련 소식을 거의 매일 편집하여 소개했고 편집위원들의 글과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나 또한 여러 편의 칼럼을 쓰기도 했다. 현재까지 게재된 각종 글들이 7,800 여개나 되었고 회원 수는 300명이 조금 넘.. 2022. 8. 6.
고향(故鄕)에서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고향(故鄕)에서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비록 짧은 고향 나들이였지만 혼자 고향을 찾았던 경험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융숭한 대접을 받은듯하여 울릉도를 떠나오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부담감 때문이었다. 생업에 바쁜 그들에게 공연히 연락을 취함으로써 시간과 돈의 부담을 끼치게 만든 것은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먼저 숙소가 큰 문제다. 관광시즌이어서 호텔이나 민박이나 정신이 없을 정도로 붐비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나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가 없다. 하루 15만원만 잡아도 나흘이면 60만원이다. 말이 고향이지 며칠 편하게 쉴 수 있는 친척집도 없는 형편이다. 저동 중간모시게 ‘용바위골 농원’에 있는 김갑출 회장으로부터 오케이 사인이 없었다면 몇 차례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2022. 7. 23.
고향(故鄕)에 간다는 것 고향(故鄕)에 간다는 것 만 4년 만에 고향을 가게 되었다. 몇몇 지인 이외에는 아는 사람이라고는 별로 없는 고향 길. 그냥 옛 것이 그리워서, 앞으로 가기가 힘들 것 같아 조금이라도 힘이 있을 때 다녀와야겠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일 때문이고 출향인으로 울릉군수에 당선된 멋진 후배의 취임식 초청도 있고 해서다. 취임식에 맞추지 못하고 강릉에서 오후 세시 배로 저동에 도착했다. 저동 구멍바위 옆에 이미 많은 고향 사람들이 모여서 축하연을 하고 있다. 대부분은 잘 모르는 얼굴들이지만 반가운 얼굴들도 많이 보인다. 미리 와 있던 임종현 회장, 선종우 사무총장, 김갑출 회장 그리고 재향인들 사이로 전 오창근 군수가 반갑게 맞이한다. 재포향우회 방세원 회장 내외 그리고 재구향우회 사무국장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2022. 7. 21.
친구 정 성수 친구 정 성수 울릉도에 갔다 온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번 울릉도에 같이 가기로 굳게 약속을 했는데 몸이 말이 듣지 않아 포기를 했던 친구다. 나 자신도 작년과 달리요즘 걷기가 불편하고 힘이 든다. 걸을 때 마다 왼쪽 엉덩이 쪽이 옆으로 조금씩 쏠리는 현상이 올해 들어 더 심해진 것 같다. 하물며 성수의 몸은 나보다 더 좋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다. 울릉도에 같이 가지 못한 친구에게 경과도 알리고 최근 그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들이 죽음에 대한 내용들이 너무 많아 불안하기도 하여 위로할 겸 빨리 찾아보기로 했다. 최근 그의 글을 보고 있으면 몹시 힘든 그의 일상이 느껴진다. //// 어제 낮 오른쪽 가슴 통증, 어제 저녁 왼쪽 가슴 통증, 며칠에 한두 번씩...! 오른쪽은 폐, 왼쪽은 심장, 왼.. 2022. 7. 14.
꽃보다 친구 꽃보다 친구 매년 7월5일을 전후하여 우리 집 정원에는 900송이에 가까운 백합이 앞 다투어 핀다. 종류도 꽤 다양하다. 은은한 향을 내뿜으며 백합의 잔치가 열린다. 혼자 보기에는 뭔가 아까운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올해도 어김없이 이병철 친구가 꽃구경 가도 되느냐고 한다. 물론이다. 두 명이면 어떻고 열 명이면 어떠랴. 꽃보다 친구인 것을. 먼 곳에서 그것도 한증막에 가까운 더운 여름에 친구집에 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젊었을 때라면 무에 문제가 되겠느냐 만은 팔십에 가까운 나이다 보니 움직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도심의 아파트에 거주를 하다 보니 친구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나처럼 시골에 살지 않고서는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공기 좋은 전원에서 그것도 단독주.. 2022. 7. 12.
AI로 그린 그림 AI로 그린 그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내 딸이 그린 그림이 facebook에 올라왔다.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를 띄는 그림인데 아주 매력이 있어보였다. 지금은 ‘Yesplz’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핵심이 AI를 이용하여 인터넷 공간에서 자기가 선호하는 의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사위가 AI 관련 엔지니어여서 큰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그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몇 개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세계적인 명화를 보는 느낌이다. 어렸을 적부터 그림을 잘 그렸고 대학도 미대를 지원하려했으나 내가 만류하여 방향을 바꾸었는데 지금도 가끔 그림을 그리는 모양이다. 아주 유니크한 그림이어서 내 블로그에 오래 남겨두.. 2022. 6. 29.
이천 도예마을과 칸트하우스 이천 도예마을과 칸트하우스 딸과 사위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2년 만에 온 것 같다. 체류일정이 한 달이라니 한국에도 지점을 개설한터라 일이 꽤나 많은가 보다. 첫 번째 휴일에 사위와 같이 다녀간 후로 지난 4월23일에 사돈내외와 함께 이천에 있는 사돈의 둘째 아들 내외가 일하는 도예마을로 가기로 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이고 마침 집사람이 쉬는 날이라 모처럼 나들이를 했다. 우리 모두 한 차에 탑승한 채 사돈이 직접 운전을 하여 이천에 있는 도예마을에 도착했다. 마치 어느 외국의 마을을 찾아간 느낌이었다. 조용하고 차분한 예술인 마을 같은 분위기였다. 딸의 결혼식 때 만났던 사돈댁 둘째 아들은 ‘풍요’라는 도예샵을 운영하고 있었다. 주로 고양이를 주제로 한 여러 형태의 도자기들이었다. 그의 아내는.. 2022. 5. 13.
소고(小考) “울릉도 여인들” 소고(小考) “울릉도 여인들” 울릉도 여인은 향기가 난다. 야생마(野生馬)다. 너무나 맑고 순수하다. 그리고 열정적이며 아름다운 자태(姿態)가 물씬 풍긴다. 사람은 태어나고 자란 토양과 특별한 인과관계를 맺게 된다. 서양과 동양의 여인들이 다르고 같은 동양이라도 나라마다 조금씩 피부색과 외모가 다른 것은 바로 이 토양이 원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땅의 여느 곳에 태어난 아이들은 밋밋한 유년시절을 보내지만 거친 파도를 친구삼아 지내는 섬 아이들은 언제나 세찬 바람을 맞으며 자기보호 능력을 키우려 한다. 울릉의 여인들은 절해(絶海)의 고도에서 태생적인 외로움을 안고 태어났지만 육지인(陸地人)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 울릉도에는 특이한 꽃들이 많다. 섬기린초, 섬노루귀, 참나리, 섬말나리, 해국 등 .. 2022. 1. 31.
안개와 카메라 수리 안개와 카메라 수리 이른 아침 일어나보니 안개가 자욱하다. 난 안개가 좋다. 원인이 딱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으나 오래 전부터 안개 낀 강이나 바다 그리고 숲들을 좋아했다. 물론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 내려 쪼이는 따뜻한 햇살 또한 좋지만 소리 없이 간혹 찾아드는 안개가 너무 좋다. 무언가 작품 거리가 있을 것 같아 카메라를 들고 후다닥 ‘귀여1리’ 쪽으로 나갔다. 엊그제 도착한 카메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스마트폰의 카메라기능이 너무 좋아 블로그에 필요한 이미지는 굳이 고급카메라가 아니어도 충분하나 제대로 작품다운 그림을 찾으려면 역시 카메라만한 것은 없다. 며칠 전 찍었던 사진에 얼룩이 많이 보여 스마트폰으로 알게 된 카메라 수리점에 보냈는데 곧바로 도착했다. 점포 주인에게 수리가 어떻게 되었는.. 2022. 1. 29.
눈 쌓인 몽돌의 추억 눈 쌓인 몽돌의 추억 ‘내수전 전망대’ 부근에서 관광객 한 명이 추락사했다는 것과 ‘성인봉’ 하산 길에 일흔 살 넘은 노인이 눈 쌓인 산 속에서 연락이 끊겼다는 소식이 동시에 나왔다. 엊그제 하루 이틀 사이 내 고향 울릉도에서 날아온 소식이다. 눈이었다. 바로 이 눈 때문에 한 분은 실족사한 것 같고 다른 한 분은 무리한 눈 속 산행으로 길을 잃어 아직도 행방을 모른다고 한다. 울릉도의 눈은 쩍쩍 달라붙는 두텁고 무거운 눈이다. 울릉도의 눈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렇게 사고를 불러오기도 한다. 제주도와 울릉도가 모르긴 해도 눈이 제일 많이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울릉도의 눈은 정말 엄청나다. ‘설국(雪國)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줄기차게 내린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얘기로는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2022. 1. 21.
1967년의 ‘십 원’ 1967년의 ‘십 원’ 회상록(回想錄)을 쓰려고 지난 일기장을 펼치자 ‘십 원’이라고 쓰인 지폐 한 장이 나왔다. 1967년 일기장 속에서였다. 난 전혀 예상하지 못한 터라 깜작 놀랐다. 내가 20대에 통용되었던 ‘원’ 표시 지폐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 모습을 보자 오랫동안 깊이 숨겨놓았던 보물이라도 찾은 듯 화들짝 놀라면서 어머님이 떠올랐다. 마침 1966년 일기장을 훑어보는 중에 12월22일자 어머니와의 대화내용이 기록되어 있어 돈과 어머니가 갑자기 생각이 난 것이다. 아래가 그 내용이다. “안경점에 가서 엄마 안경을 사고 내 안경은 유리를 새로 갈아 끼웠다. 그리고 여비를 좀 달라고 하자 2천원을 주었다.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엄마가 돈을 세면서 ”열 다섯“하고 천오백원을 셌을 때 내 눈을.. 2022.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