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친구
매년 7월5일을 전후하여 우리 집 정원에는 900송이에 가까운 백합이 앞 다투어 핀다. 종류도 꽤 다양하다. 은은한 향을 내뿜으며 백합의 잔치가 열린다. 혼자 보기에는 뭔가 아까운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올해도 어김없이 이병철 친구가 꽃구경 가도 되느냐고 한다. 물론이다. 두 명이면 어떻고 열 명이면 어떠랴. 꽃보다 친구인 것을.
먼 곳에서 그것도 한증막에 가까운 더운 여름에 친구집에 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젊었을 때라면 무에 문제가 되겠느냐 만은 팔십에 가까운 나이다 보니 움직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도심의 아파트에 거주를 하다 보니 친구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나처럼 시골에 살지 않고서는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공기 좋은 전원에서 그것도 단독주택에 생활하는 조건임으로 친구를 맞이하고 낮술을 해도 마눌림 눈치 안보고 그저 반가운 게 아니겠는가? 더위에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 무엇이던가? 그래 장어다. 로봇이 다니면서 서빙을 하는 퇴촌의 장어구이집이다. 예쁜 여자가 서빙을 해서인가 장어 맛도 좋고 기분도 한결 좋은 것 같다.
이병철, 정성천, 김호섭 그리고 나 네 명이다.
소주칵테일보다 백합 향에 더 많이 취했을 것이다. 즐거운 하루다. 박춘부 친구는 못 온다는 연락이 왔다. 그리 멀지 않는 곳에 별장도 있는데 같이 조인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건강하기만 바랜다.
은근히 취하는 날이다. 샤워하고 푹 쉬어야겠다.
@2022년7월7일
'차한잔 마시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향(故鄕)에 간다는 것 (0) | 2022.07.21 |
---|---|
친구 정 성수 (0) | 2022.07.14 |
AI로 그린 그림 (0) | 2022.06.29 |
이천 도예마을과 칸트하우스 (0) | 2022.05.13 |
소고(小考) “울릉도 여인들” (0) | 2022.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