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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마시며98

초딩 친구들 초딩 친구들 우리가 늘 만나는 곳이 종로5가 광장시장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박가네’ 식당에서 막걸리와 녹두빈대떡을 안주 삼아 부담 없이 즐기던 곳이다. 광장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중앙에는 간이 의자를 놓고 각종 음식을 파는 곳이 즐비하고 복잡하다. 이곳에 앉아서는 대화도 어렵고 집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지저분하고 가격은 의외로 비싼 곳이어서 난 도무지 마땅치 않았는데 모두 동감하여 다음부터는 종로3가 쪽 식당을 정해서 모이기로 합의했다. 몇 차례 빙빙 돈 끝에 생 대구탕을 냄비에 가득 담아놓은 조그만 가계에 들어갔는데 서비스는 아예 생각도 할 수 없고 시끄럽고 반찬도 부실하여 돌아 나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수도권에 있는 친구들의 정기모임이라 즐겁게 마시고 즐기기로 했다. 나와 이원대는 청하 두 .. 2023. 4. 6.
‘나는 울릉도 사내’ 출간하다 ‘나는 울릉도 사내’ 출간하다 출판사에 원고를 넘긴지 한 달 열흘 만에 책이 나왔다. 당초에 칼럼집으로 책 낼 계획이 전혀 없었으나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한 친구의 강한 압박에 마지못해 시작한 것이 이제 결실을 보게 되었다. 올 칼라 판이어서 출판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으나 팔십을 목전에 두고 있어 팔순 기념집 비슷한 기분으로 예전에 써두었던 글들을 모아서 펴낸 것이다. 총5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213 페이지의 울릉도 관련 칼럼집인 셈이다. 발문은 내 친구인 정성수 시인이 써주었다.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울사모’카페에 써왔던 글들이다. 대부분의 글들은 울릉도에서 일어나는 각종 뉴스를 보고 내가 느끼는 것들을 쓰거나 중앙지에서 발표되는 기사들을 보고 울릉도와 연관 지어 써두었던 것 .. 2023. 3. 27.
울릉도 친구들 울릉도 친구들 “입학을 기념하여 4285.3.3.字 우산국민학교” 며칠 전 대구에 모인 고향친구들이 70여 년 전 교사 정문 앞에서 찍은 빛바랜 입학사진이다. 많은 친구들이 이미 세상을 떠났고 어느새 흰 머리가 그득한 칠십의 아홉수 나이들이다. 한국나이로는 여든 살이다. 2월의 끝자락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지만 몇 년간 만나지 못한 모임을 미룰 수 없다고 하여 일자를 댕겼다. 서울에서 4명, 포항에서 2명, 부산에서 1명 그리고는 모두 대구 근교에서 온 친구들이다. 남자들이 12명 여자는 단 두 명뿐이다. 정말 오랜만에 찾아가는 대구다. 황보정과 이원대는 서울역에서 KTX로, 윤종림과 나는 수서역에 합세하여 1시간40분만에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예전 같았으면 1박2일이 기본이었다. 몇 년에 한 번씩 팔공산.. 2023. 2. 26.
빌라드지디에서의 하루 빌라드지디에서의 하루 우리 대학 친구들은 박춘부의 양평 집에 들르게 되면 그곳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두 딸과 간혹 마주하곤 했다. 큰 딸은 약간 새침형인 것 같았고 작은 딸은 애교 많고 넉살도 좋아 조동재 친구에게 유난히 안기면서 재롱을 부리던 기억이 난다. 벌써 20여년도 더 되었는지 모른다. 우린 가끔 “우리 다 죽고나면 딸 둘 시집 보낼거야?” 라고 그를 놀릴 셈으로 농 섞인 잡담을 늘어놓던 기억도 새롭다. 이제 이들이 어느새 성인이 되었고 큰 딸 가인이가 결혼 하게 되어 친구들이 함께 모였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도 많아 보인다. 대구에서 친구 김대곤도 올라왔다. 1시간 40분 걸려서 동대구에서 수서역에 도착했다고 하니 내가 광주에서 몇 번의 차를 갈아타며 도착한 것 보다 조금 빨랐던 같다... 2023. 2. 19.
‘나는 울릉도 사내’ 2023년2월9일 ‘나는 울릉도 사내’ 에세이집을 내기로 했다. 당초 출판에 그다지 흥미를 갖지 않았으나 친구로부터 더 늦기 전에 책을 내야한다는 수 십 차례의 압력을 받아 그동안 준비 중에 있었던 자전적 에세이 원고작업을 뒤로 미루고 이를 우선 내기로 했다. 올해 들어와 책 출판을 서둘러야 한다는 친구로부터의 채근이 더욱 심해졌다. 난감하던 차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그동안 가끔씩 써두었던 칼럼 생각이 났다. 헤아려보니 8~90 여개나 되어 이거면 어떻겠느냐고 에피소드 몇 개를 보냈더니 훌륭하다는 답변이 왔다. ‘울릉도’와 관련된 에세이가 58개여서 기타 에세이는 빼버리고 ‘울릉도’ 관련 에세이만 집중하기로 했다. 원고는 이미 준비되어있음으로 수정과 몇 가지 부수사항만 손보면 바로 출판할 수 있어 일.. 2023. 2. 10.
‘울사모 카페’로의 귀환 ‘울사모 카페’로의 귀환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해 7월초에 내가 운영해왔던 ‘울사모 카페’의 매니저를 울릉도에 거주하는 고향 후배에게 위임하고 돌아온 지 5개월 만에 모든 게 없던 것이 되고 말았으니 그동안의 공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한 주에 5일간 울릉도에서 일어나는 각종 소식을 모아서 올려왔던 것이 5개월 동안 먹통 카페가 되고만 것이다. 뭔가 새로운 혁신이라도 있을 것을 기대하며 기다렸던 회원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고 만 셈이다. 2008년부터 시작했으니 ‘울사모 카페’와 함께 한지 14년이 되어 이제 나이가 들어 기력이 달리고 눈도 침침하고 생각도 무디어 후임자를 찾던 중 울릉도에 거주하고 있는 후배를 알게 되어 지난 7월에 모든 걸 처리하고 돌아온 바 있었다. 기본.. 2023. 1. 5.
친구들 모임 친구들 모임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세상은 여전히 이런저런 사건사고로 시끄럽다. 그때도 그러했다. 매년 물가가 오르고 대형 사고가 잦았고 정치권은 시끄러웠다. 밥그릇 싸움도 치열했다. 배신과 무고, 사기, 고소, 고발이 난무했다. 지금도 똑 같다. 삶의 질은 나아졌으나 나라는 여전히 시끄럽다. 어제 뉴스를 보니 영국 주부가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걱정을 한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전기 없는 겨울을 전쟁의 포화 속에서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나온다. 난 지금 따뜻한 난방 덕에 집 안에서 편히 쉬고 있다. TV를 틀면 한 사안을 두고 좌파우파 패널 들이 천연덕스럽게 정 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다. 보기가 싫어진다. 진영에 따라 어찌 이렇게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순간 채널을 돌리.. 2022. 12. 15.
사진공모전 입상하다 사진공모전 입상하다 11월 초순, 물안개공원에 산책 나갔다가 “광주시 공원의 가을”이라는 주제의 사진공모전 현수막을 보고 오랫동안 손 놓았던 카메라를 들고 아침저녁 두 차례 나가 몇 커트 찍었다. 요즘에 와서는 카메라 대신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편이라 더욱 셔터를 누를 기회가 없었는데 심심하던 차에 몇 장 찍어 그 중 세 장을 골라 보냈다. 어제 광주도시관리공사의 여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내가 제출한 사진이 입상되었다고 하며 주민등록증과 통장번호 사본을 보내달라고 했다. 세 장 중에 어느 것이 뽑혔는지 궁금했다. 옅은 안개가 낀 이른 아침의 연꽃 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상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마침 집사람도 휴무여서 같이 참석했다. 경과보고에 의하면 총 응모작이 130여 편이고 그 중 대.. 2022. 12. 2.
향우회라는 것은 향우회라는 것은 코로나로 인해 2년째 연기되었던 내 고향 향우들의 모임인 ‘재경울릉향우회’ 총회가 어제 열렸다. 회장 이취임식을 겸한 자리였다. 향우회가 결성된 지 어언 44년째다. 많은 향우들이 참석했다. 제7대부터 13대 회장까지 역대회장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부 함께 했다. 다른 쪽에는 울릉도와 독도의 사진전도 병행하고 있고 내 초등학교 친구들 4명도 와 있었다. 62년생 젊은 회장이 취임하여 6년 만에 퇴임하는 날이다. 그동안 그가 진행한 각종 행사와 여러 활동사항을 옆에서 지켜보고 또 동참 하면서 향우회를 이렇게 잘 운영할 수가 있을까 하는 놀라움을 매번 느꼈던 터라 멋진 마무리가 기대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약간 흥분되는 날이기도 하다. 내가 열흘간에 걸친 작업으로 그.. 2022. 11. 24.
J.H KIM에서 TOM KIM으로 J.H KIM에서 TOM KIM으로 20살의 PGA프로 골프 선수인 ‘김 주형’의 영어 이름이다. 내가 골프를 그만둔 지 오래되었고 한국 남자들의 성적도 신통치 않아서 틈이 나면 여자들의 경기를 가끔 볼 뿐 남자들의 경기는 거의 보지 않는 편이다. 우연히 JTBC 채널을 돌리자 J.H KIM이라는 다부지게 생긴 젊은 한국인의 이름이 상위에 올라 있었다. 어디에서 본 듯한 얼굴이었는데 ‘THE OPEN’에서 몇 차례 화면에 비치던 그 청년이었다. 이 젊은이가 지난 8월에 열린 PGA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은 몰랐었다. 이번에는 10월9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이다. 3일째 미국인 캔틀레이와 동 타를 이루며 최종 날을 맞이했다. 골프를 T.. 2022. 10. 19.
올림픽 공원 올림픽 공원 잠실 올림픽 공원에 있는 ‘평화의 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11시에 모이기로 했는데 정시에 여덟 명이 모였다. 꽤 많이 모인 셈이라고 한다. 오래 전부터 해오던 농경과 64 친구들의 산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산을 오르기에는 무리여서 그저 가벼운 걷기만 하는 것이다. 작년과 달리 금년에 들어서는 하루 5천보 정도도 힘들 지경인데 오랜만에 1만7천보나 걸었다. 내가 잠실에 오래 살았지만 올림픽공원 뒤쪽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이건 완전히 별천지였다. 기껏해야 공연장이나 있고 야산이 있는 그렇고 그런 휴식 공간으로만 생각했었는데 규모도 클 뿐 아니라 공원으로서도 아주 훌륭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평일인데도 많은 시민들이 모여 제법 북적이고 있다. 건너 쪽에는 롯데타워.. 2022. 10. 13.
오랜만의 모임 오랜만의 모임 대학 동기생들이 모처럼 모였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모임 공포증이 낳은 결과다. 모두들 팔십을 목전에 두고 있는 처지여서 조심하는 것이 서로에 도움이 됨으로 지금까지 자제를 해온 셈이다. 그래도 청명한 이 가을에 맛있는 음식을 마주하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즐거움은 무엇으로 바꿀 수 있겠는가? 조 동재 친구가 우리 과 한 해 황 민영 선배와 함께 조금 늦게 참석했다. 난 잘 모르는 분이나 많은 친구들이 알고 있는 듯 했다. 모두 열두 명이 모였다. 모두들 한 두 개의 질병들은 다 가지고 있는 듯 보이고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나도 예외일 수는 없다. 평소에 잘 나오던 몇몇 친구들이 나오지 못한 걸로 보아 노인네의 삶이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실감하.. 2022.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