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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마시며

7천 보(步)

by 빠피홍 2020. 1. 11.




7천 보()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 바깥나들이를 포기했다. 마치 봄비 마냥 질펀하게 내렸다.

오늘도 그간 꽁꽁 얼어붙어있던 화단에 발을 살짝 디디면 물렁하게 쑥 들어간다. 정원 잔디 바깥쪽 산책길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 돌면서 내년 봄에 할 일들을 생각하면 벌써 이만큼 봄이 와 있는 것 같다.

 

금년 들어 하루에 7천보를 걷고 있는데 벌써 열흘째다. 예전에 비해 걷는 것이 훨씬 편해졌는데 우연히 만나게 된 바른 도보안내판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몸에 밴 나쁜 습관 때문에 허리가 좋지 않아 작년 한 해 내내 천호동에 있는 손철호 병원에 다녔는데 크게 개선되지도 않고 고만고만했다. 그러다가 2주 전에 친구들과 모임을 갖고 헤어졌는데 큰길 옆에 바른 도보방법이 적힌 안내판을 보게 되었다. 먼저 발뒤꿈치를 내 딛고 발바닥의 오목한 곳을 살짝 누르고 마지막으로 앞꿈치를 누르고 시선은 똑 바로 라는 식이었다.

 

내 걸음걸이에 대해서 집사람이 허리를 펴고 걸으라고 내게 핀잔을 주면서 걷는 방법도 몇 차례 알려주었건만 제대로 실행을 하지 않았는데 신통하게도 이 방법이 내게 딱 들어맞았다. 지금까지 내가 걷는 것은 속보(速步)에다가 자라목 형태로 늘 몸보다 목이 앞서는 형태였는데 고개를 똑 바로하고 바른 도보방법대로 천천히 걷는 걸음걸이 자세로 고치자 신기하게도 편해졌다.

 

보통 분원리까지 왕복으로 한 시간 거리인데 9천보, 뒷산 유 회장 선산까지 다녀오는데 7천보, 물안개공원 다리까지 왕복 7천보를 번갈아 가며 걷는 재미가 생겨났다. 자세를 고치고 나서부터다.

 

오늘은 물안개 공원 쪽으로 가다가 자신이 생겨서일까 방향을 명성암(明性庵)으로 돌렸다. 정암천 벚나무 옆 개울물이 세차게 흘러내린다. 스님은 출타중이고 흰둥이 두 마리만 내게 다가와 요란하게 짖을 뿐 산사는 고요하기만 하다.

 

 

202018





     명성암으로 가는 벚나무길이다

     개울물이 세차게 흐르고있다



     명성암에서 하산하는 길 양쪽에 밤나무 낙엽이 가득하다

     물안개공원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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