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솔 베이스와 꽃씨관리 실패
우리 집에는 우산 모양의 파라솔이 두 개 있다. 아들이 작년에 잠시 집에 머물 때 두 개를 사왔는데 파라솔이 넘어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베이스를 네 개밖에 사오지 못했었다. 모두 여덟 개가 필요한데 재고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파라솔만 사온 것이었다. 베이스를 대신하여 이웃 교회에서 가져 온 원형 벽돌을 받쳐서 몇 차례 사용했었는데 바람이 세게 불면 불안하여 언젠가는 준비를 해야겠다고 하던 차였다.
데크를 만들고 나서 집에 놀러왔던 집사람의 친한 친구가 벽에 붙이는 천막(모두들 어닝이라고 불렀다)을 집사람이 몇 차례 정중히 거절했음에도 꼭 선물하고 싶다니 어떻게 하느냐고 내게 의견을 물어와 괜히 남의 신세를 지느니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밖에 놓여있던 파라솔의 베이스를 들고 와서 데크에 설치할 파라솔에 끼워 테스트를 했다. 충분했다. 모양새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데크에 앉아서 차나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은 겨우 둘 뿐일 텐데 요란스럽게 어닝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서 오늘 이마트에서 구입한 네 개를 제자리에 끼워 맞추었다. 이제 바람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다.
지난 5월18일에 2차 꽃씨를 심었던 것이 일주일 만에 싹이 나와 기뻤고 스프레이 관수도 열심히 했는데 한 차례 방심을 한 탓에 대부분 죽고 말아 여간 실망이 큰 것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살아있는 몇 개의 꽃씨라도 키워볼 요량으로 머리를 써서 차광막을 만들고 이마트에서 사온 베이스 박스를 깔개로 하여 이동운반이 쉽도록 작업을 했다.
날씨가 완전히 여름 날씨임에도 꽃모를 비닐하우스 안에 넣었던 것이 치명타였다. 하우스 안이 너무 더워서 싹이 말라버린 것이었다. 이곳의 밤은 매우 쌀쌀하다. 추울 정도다. 낮에는 무척 덥고 밤은 추워 꽃모관리가 용이하지 않아 대응책을 내 나름대로 마련했다.
무척 더우면 하루에 두 번 관수를 하고 하우스에서 밖으로 꽃모를 내놓되 차광막이 있는 곳으로 옮기고 저녁이면 다시 비닐하우스에 넣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다행이라고 할까 아직 싹이 트지 않은 것들도 조금 남아있어서 ‘베르가못’ 과 ‘네페타’를 제법 건질 수 있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를 해본다.
이웃의 큰어르신이 어제 집에 잠깐 들려서 하얀 과꽃이 여유가 있으면 몇 개 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오늘 ‘과꽃’ ‘바늘과꽃’ 그리고 ‘하얀과꽃’을 각각 다섯 개씩 파내어 심어드렸다. 상토와 차광막, 지지대 등을 준비하고 비가 약간 내렸으나 쉽게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이 과꽃들이 일년초여서 그닥 관심을 가질 꽃들이 아닌데도 ‘하얀과꽃’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눈치여서 얼른 심어드렸다. 비가 그친 후에 차광막을 만들었다. 이 뜨거운 여름에 꽃모를 옮기면 십중팔구 죽을 텐데 차광막을 한 후 며칠 지나서 잎이 활착되어 위로 올라오면 성공을 하는 것인데 기대를 해본다.
쓰레기를 버리려고 마을회관 쪽으로 가자 김교수 내외가 넝쿨장미를 손보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꽃들이 가득했다. 정말 식물원 같다. 귀한 꽃들이 너무 많다. 가을에는 꽃씨를 받아서 내년 봄에 우리 집 뜰에도 가득 심어야겠다.
김교수의 초청으로 집사람과 함께 양평에 있는 멋진 식당에서 오랜만에 맛있는 파스타와 피자, 고급 샐러드를 대접 받았다. 큰 정원에 BOM이라는 대단한 식당이었는데 키 큰 알리움이 눈에 띄었다.
@2020년6월2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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