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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울릉도의 대 변신

by 빠피홍 2015. 11. 20.


사동항 동방파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멀리 한 줄로 보이는 곳이 방파제다



울릉도의 대 변신

 

실로 5년 만에 가는 울릉도, 내 고향 길이었다. 몇 차례 갈 기회가 있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선뜻 나서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울릉군에서 군민의 날 행사에 서울에 있는 향우들을 초청하였고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이번에 둘러 본 울릉도는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놀랍도록 변모한 모습이었다. 몇 가지, 보고 느낀 점을 나열하면서 미래 울릉도의 자화상을 그려본다.

 

저동의 울릉회타운건물, 그 옆에 깔끔하게 나란히 정돈되어있는 처음 보는 수족관. 천막 안에 쪼그리고 앉아 회를 쓸어 팔던 도동항 아주머니들의 모습은 지금 건설 중인 또 하나의 회센터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야외의자에 앉아 파도소리를 들으며 먹는 전통의 멋은 사라질지 모르지만 젊은이들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관광객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화장실도 대 변화를 이루었다.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모습의 화장실이 필요로 하는 곳곳마다 배치되어있는 것 같다. 한 번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충분한 화장지까지 준비되었고.

 

온 동네에는 고급호텔 러시다. 도동에, 사동에, 천부에도. 고급 마감재를 사용한 세련된 색상의 외관과 7,8층 높이의 대형 숙박시설들은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옛집을 개조한 민박과 펜션 형 숙박시설로만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울릉도의 숙박시설이 겉모양뿐만 아니라 내부도 확 바뀌고 있었다. 넓어진 화장실, HD TV, 인터넷, 깨끗한 머리빗, 화장품, 일회용 면도기, 면봉 등 소모품의 준비도 돋보이고 이부자리 또한 청결했다. 이런 변화의 추세라면 앞으로는 개별관광이 붐을 이룰 것 같다. 떼거리로 한 방에 잠잘 수밖에 없었던 단체관광이 아니라 개별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되면 먹거리도 고급형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고급호텔처럼 친절하고 고급스러운 식당으로 말이다. 정말 기대가 되는 점이다.

 

울릉역사문화센터에는 투박한 울릉도말씨에서 부드러운 서울 말씨를 쓰는 멋쟁이 여성 센터장이 부임하여 개방화된 울릉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에는 울릉도의 야생화를 그리는 전시회도 하며 지역 내의 동호인들이 모인 오케스트라 팀이 매주 연주도 하고, 100권 책읽기도 정례화하고 있다고 한다. 울릉문화의 첫 출발점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갑자기 들이닥친 관광객들로 인해 돈벌이에만 정신이 팔려 자칫 황폐해질 수 있는 환경을 문화 활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보인다.

 

사동 방파제 공사만 해도 그랬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다녀간 이후부터 개시된 저동항 공사가 십 수 년에 걸쳐 만들어졌다면 지금은 엄청난 스피드로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울산에서 만들어진 케이슨이라고 하는 9미터 높이의 벽돌을 작업자들이 계속 물에 떨어뜨리고 있었다. 잠수부가 손짓을 하고 바지선과 대형 크레인이 분주히 오간다.

사동항이 만들어지면 대형 크루즈와 독도를 지킬 수 있는 군함도 들어올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게 되는 것일까? 몽돌로만 가득했던 아름다웠던 사동이었지만 아름다운 옛 것만 보존할 수 없지 않겠는가? 가히 천지개벽이라 할만 했다.

 

임대주택 건설 선포식이 있는 날 마침 도동에 있던 터라 참석을 했는데 이런 멋진 임대주택이 수 백 가구가 건설이 되면 영세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울릉도의 주택문화도 이에 영향을 받아 이 아파트건설이 선도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태하령에서 현포로 넘어가는 도로 옆에는 왕해국과 털머위로 조성된 소공원이 여섯 계단인가, 일곱 계단인가 현포 언덕까지 데크로 잘 다듬어 만들어진 보행로로 쭈욱 이어져 있어 차분한 관광섬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온 곳에 전망대가 설치되고 조그만 동네인 태하에는 용도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수 백 억원이 소요될 대형 건물도 막바지 공사로 치닫고 있었다.

 

아직 미진한 부분도 많이 있기에 울릉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 해결에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까운 장래에 울릉도가 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였다. 모든 생활의 대 변화가 이루어 질 것이다. 외부 환경이 변함에 따라 생활수준은 물론 문화수준도 바뀌게 될 것이고 주민들의 의식수준도 스마트한 선진국의 의식수준으로 변화가 이루어질 예감이 든다.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살기 좋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가득하고 삶의 가치가 넘치는 풍요로운 울릉도로 말이다.

 

이 모든 변화의 이면에는 군수를 비롯한 군직원들과 의원들의 소명의식이 없고서야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청정 관광섬 울릉도로 가는 미래가 살포시 눈에 들어왔다. 미래의 울릉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이들은 분명한 청사진을 갖고 온 몸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 울릉도는 이렇게 변해가고 있구나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새벽 출항하는 여객선을 타기위해 저동항으로 가고 있다.

 

기분 좋은 고향 길이었다.

 

201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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