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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관참시(剖棺斬屍)와 능지처참(陵遲處斬)

by 빠피홍 2015. 11. 24.


                                                                                                                                                           TV조선에서(동영상아님)



부관참시(剖棺斬屍)와 능지처참(陵遲處斬)

 

오전 TV에 저주에 찬 어느 여성의 끔직한 목소리가 나와서 난 깜짝 놀랐다.

박정희 대통령은 부관참시를, 박근혜 대통령은 능지처참을 해야 한다고 세월호 어느 유가족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열변을 토하고, 말이 끝나자 곧 바로 옆에 앉아있던 특조위의 상임위원인 변호사 박종운이가 박수를 쳤다.

 

부관참시(剖棺斬屍)는 죽은 사람의 무덤을 파헤쳐 관을 깨고 그 시신에 칼질을 하여 보복하는 것이고 능지처참(陵遲處斬)은 죄인을 죽인 뒤 저자거리에 사람의 목, , , 다리를 따로 떼어내어 민중들에게 보이게 하는 참혹한 옛 형벌 중의 하나임을 누가 모르겠는가?

 

세월호 사고로 인해 귀여운 자식을 잃은 유가족(양손을 모으고 오른쪽의 얼굴을 가린 여인)이 내뱉은 말이다.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욕 중에도 제일 급이 높은 욕을 전 현직 두 대통령에게, 그것도 부녀 대통령에게 퍼부으며 저주를 했을까? 그 얼굴 한번 봤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얼굴이 가려져 있다. 사극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단어이나 현대인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입에 담기조차 끔직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미치광이의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양 대통령이 마법을 부려 수학여행을 떠나던 학생들을 차디찬 진도 앞 바다에 던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부정과 부패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관료들과 이익에 목메어 불법을 스스럼없이 자행하던 업자들의 결탁으로 빚어진 결과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투철한 프로의식 없이 제 목숨 살리기에만 급급했던 선원들의 무책임과 파렴치한 행위가 더해진 것이 아니겠는가?

 

어느 나라가 비행기사고가 났다고 해서, 선박 사고가 났다고 해서 정부가 보상금을 주는 나라가 있는가?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적과 싸우다가 주검이 된 병사들에겐 정부가 고작 수 천 만원도 안 되는 위로금인지 보상금인지를 지급하고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주검이 되어 돌아 온 학생들에게는 8억원이 넘는 보상금이 주어졌음에도 이것이 적다고 온갖 저주를 퍼붓는 것인가? 그 것이 아니면 무슨 연유로 이런 저주가 조금도 어색함이 없이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것일까?

 

앞 뒤 전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어 저주를 퍼붓는 이유를 모르겠으나 왜 하필이면 총 맞고 고인이 된 대통령을 무덤에서 꺼내어 칼질을 해야 한다고 하는지 어느 누가 이 이야기를 듣고 치가 떨리지 않겠는가? 여기에다 공부 잘해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법무법인 소명의 변호사(가운데 눈을 약간 감고있는 듯한 남자), 특히 장애자인권 변호활동을 한다는 박종운은 박수를 쳤다. 무슨 생각이 났기때문일까, 그 여자의 발언내용에 찬동하여 박수를 친 것이 아니고 말씀이 끝났기에 박수를 친 것이라고 했다. 참 요괴스러운 변명이다.

 

세월호 특조위는 요 며칠 새 세월호 사고조사의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대통령의 일곱 시간을 기어코 조사해야겠다는 의결을 했다고 한다. 이미 국회에서 대통령의 그 일곱 시간이 시간 별로 보고가 되었음에도 다시 조사를 해야겠다는 것이 수 백 억원의 국민세금으로 운영될 특조위의 첫 번째 활동이라니 도대체 모두들 미쳐가고 있는 것 같다. 세월호 사고와 대통령의 일곱시간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가, 설령 있다곤 치더라도 이것이 옳은 선택이었을까? 

 

이 땅의 지식인들은 건전한 상식도 없고 오직 이념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인가? 일반인들도 쉬 알 수 있는 특조위가 해야 할 일을 그들만 모른 채 딴 길로 가려고 한다.

왜들 이렇게 아까운 시간에, 머리를 맞대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온갖 쌍 심지를 그리면서 아르렁거리고 있는지 대한민국에서 태어 난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20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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