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2008년12월15일 울사모에 게재한 것으로 현재의 시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울릉' 과 '울릉군' 장학회가 다른 것은…
어제 울릉군장학회 이사장 명의로 된 안내문과 함께 멋진 칼러판 홍보물이 집으로 배달되어 왔다. 물론 계좌번호도 함께였다. 농협중앙회 768-01-003898 이라고.
지난 11월13일 ‘울릉군 교육발전 위원회(울릉군장학회)’가 설립되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던 터라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으나 군내의 우수한 자질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고, 장학사업의 공익 법인으로 정식 발족한 것이다. 만시지탄이 있지만 드디어 울릉도에도 교육발전위원회가 출범한 것이다. 이날은 울릉도에 꿈과 희망을 가져다 줄 ‘꿈의 날’로 울릉의 젊은 청년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으로 확신하고 싶다.
인구 만 명 내외의 작은 섬에서 이루어 진 큰 이슈로 잔잔한 파장이 예상된다. 지급대상을 보면 초·중·고등학생 성적우수자 장학금이나 학자금 지원, 관내 고등학교 졸업자중 우수 대학 진학자 장학금 지원, 예술, 체육, 기능 등에 소질과 재능이 뛰어난 학생 발굴 및 육성 지원, 관내 우수 교사에 대한 지원, 교육환경 개선사업 지원, 기타 법인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사업 등등이다. 물론 지금부터 기금 확보를 위해 모금활동을 전개한다면 수년 후에는 많은 학생들이 큰 혜택을 입게 될 것이 틀림없다.
2008년도 울릉군의 지방세 수입 예상액이 약 20여 억 원인 바, 배가 넘는 5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한다니 너무나 놀랍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하다.
울릉군에서 25억원을 기금으로 출연하고, 나머지는 군민, 울릉향우회, 기관단체, 기업체 등으로부터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2006년 7월에 정윤열 울릉군수는 “푼돈에 지나지 않는 장학금이 아니라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장학금을 지급, 학생들의 자질을 더 높이겠다.” 고 김두한 기자와의 특별대담에서(2006년도7월7일 경북매일신문) 일갈한 바 있으니 어쩌면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장학금 부족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야 어디 우리 고향 울릉도뿐이겠는가?
몇몇 곳에서는 기금을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너도 나도 장학사업 및 교육사업에 나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기 지방의 인재를 키워서 미래의 고향발전을 꾀하려는 지자체의 눈물 어린 노력은 참으로 경이롭기 조차하다.
구미시는 ‘교육 명품도시’라는 목표 아래, 2011년까지 3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구미시 장학회에서 운용을 하여 2021년까지 1천억 원으로 늘리는 계획과 시세 수입의 2%(36억 원)를 교육 사업에 사용한다는 계획도 동시에 발표한 바 있다.
성주여고는 2005년도 사업비 32억 원을 들여 본관 하버드동을 냉.난방 시설을 갖춘 초현대식 건물로 짓고, 지역사회도 ‘교육발전 위원회’를 만들어 장학사업 지원 등에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군위군 교육 발전위원회’는 2010년까지 기금 조성액을 100억 원으로 책정하고, 기 조성된 40억 원에다, 군위군 출연금 10억 원, 기부금, 회비 수익금 40억 원 등을 보태어 군위지역 중.고생과 대학생들이 100% 장학혜택을 받아 교육비 부담 없는 군위군으로 거듭난다는 각오 또한 새삼스럽다.
울릉도에는 울릉장학회가 현존하고 있다. 1976년6월에 울릉장학회가 설립되었으니 벌써 30 여년도 더 넘었다. 초대 이영관 이사장에서 2대 김종문 이사장에 이르기까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장학회다. 1991년도부터 장학금 지급을 시작한 이래로 2007년까지 150명이 혜택을 입었다. 울릉종고를 제외한 대학의 학과 수는 총 55개 학과이며, 경영학 7명, 체육학 5명, 법학, 사회복지, 치기공, 행정 등이 각 3명, 기타 31개 학과에 각각 1명씩 등이다. 울릉향우회나 북향회 등과 같이 개별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 이외에 유일한 공식 장학회다. 울릉군이 장학금 지원활동을 뒷밭침해주지 못하고 있을 때 30여년에 걸쳐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던 울릉장학회가 아닌가 말이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울릉장학회에 드리운 그림자는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총재산이 1억9천만원에 불과한 장학회는 수익금이 없어 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서 조금씩 지급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남아있는 기금이 금방 고갈될 것이 자명한 일이 아닌가?
울릉장학회는 어쩌면 이름이 엇비슷한 또 하나의 법인으로만 남아 이제 개미와 공룡 같이 현격한 차이가 나는 어정쩡한 동거가 계속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울릉장학회>는 이미 수년 전부터 기금확보에 한계를 드러냈고 제대로 된 장학금을 지급할 수 없는 처지로 남게 된지 오래이며, 새로 만들어지는 <울릉군 장학회>는 울릉군의 조례에 의해 만들어짐으로써 그 규모 면에서도 <울릉장학회>를 단연 압도할 것이다.
<울릉장학회> 와 <울릉군장학회>는 울릉인들에게는 매우 혼선이 오는 이름이다.
<울릉장학회>는 재단법인으로서 순수한 민간인에 의해 발족되어 온 30여년의 전통
을 가진 장학회이고, <울릉군장학회>는 사단법인으로서 울릉군에 의해 새로 만들어
지는 신설 장학회가 아닌가, 이제 두개의 울릉도 장학회가 각자의 역할을 강조할 때에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은 결국 경쟁을 도입하게 될 것이고 그 것은 어느 하나의 패배로 귀착될 것이 틀림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울릉군교육발전위원회(울릉군장학회)는 울릉장학회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지금까지 울릉군에서 하지 못한 큰일을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이다. 그리하여 그간의 활약과 성과를 높이 평가 인정하고 현재의 이사진을 확대 개편하여 통합의 길로 가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의 울릉장학회가 소유하고 있는 2억여 원의 자산은 공정한 절차에 의거하여 울릉군 교육발전위원회로 이관을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각자의 역할 분담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지만 기부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장학 사업이라고 하는 큰 테두리가 동일한 것인데 좁은 울릉도에 두 개의 다른 장학회가 공식적으로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뒷맛이 개운치 않다.
또 한번 상상의 나래를 펴고 통합의 묘를 살려본다면 어떨는지, 나만의 노파심일지 모르겠다.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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