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지공원 야생화 심기 [1]
실비가 조금씩 내리긴 하는데 쌈지공원에 꽃모종을 옮겨심기로 했다. 이달 말이면 울릉도에 갈 일이 있어서 앞 뒤 일주일간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끝에 먼저 심기로 했다. 장마도 곧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보도 수차례 있었고 하여 우선 큰 놈부터 옮겨심기로 한 것이다.
6월15일 첫째 날이다. 대형 꽃양귀비인 ‘오린엔탈포피 오렌지’부터 공원입구 맨 위에서 아래로 순차적으로 심기로 했다. 소나무 둘레에 ‘ㄷ’자로 130여개의 모종을 심었다. 이장이 로터리농기계로 땅을 뒤집어 놓은 탓에 수월하긴 했어도 여전히 많은 돌이 나온다. 뿌리가 깊이 박힌 잡초도 제거하고 물꼬도 만들어가면서 하나씩 심어나갔다.
6월16일 둘째 날이다. 대형 오엽송 아래에는 정원에 씨가 떨어져 자연스레 올라온 ‘디기탈리스’를 캐내어 몇 차례 오가면서 심었다. 길가 쪽에는 ‘수염패랭이’ 모종을 함께 두 줄 심었다. 가급적이면 뒤쪽에는 키 큰 야생화를 앞쪽에는 키 낮은 꽃을 심어야하나 모종이 제한되어 있어 일단 심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6월17일에는 ‘칼세도니카’ 모종을 심었다. 모종이 약간 작기는 하나 지금 심어두지 않으면 베란다에 있는 많은 모종관리를 내가 없는 동안에 집사람이 해내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이다. 6월29일 출발 전까지는 심을 수 있는 모종은 전부 다 심을 작정이다.
6월18일 나흘째다. ‘디기탈리스 화이트 왜성’과 ‘크림매발톱’ 그리고 ‘버바스컴’을 심었다. 소나무와 오엽송 주변을 갈퀴로 땅을 약간 파내어 잔돌을 골라내고 수평을 만든 다음 하나씩 심어나갔다. 모종판을 손수레에 싣고 와 한 개씩 뽑아내어 정성스럽게 심어나갔다. 대충 눈짐작으로 오늘 작업량을 정해놓고 땅을 고르게 만들면 대체적으로 맞아 떨어진다.
아침부터 서둘러 해도 서너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온 몸에 땀이 배고 갈증이 심해 집에 들어와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 또 작업을 이어나간다. 이 작업은 오로지 내가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장에게 같이 하자고 도움을 요청하면 응해주겠지만 시골 사람들 모두 먹고살기에 바쁘고 돈이 생기는 일이 아니면 싫어하기 때문에 아예 내가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큰어르신의 도움으로 소나무와 오엽송 일곱 그루를 마을 입구에 심어놓았는데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야생화 꽃밭을 만드는 것이다. 모습이 조금씩 달라져 간다. 내 꽃밭 만들 듯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2022년6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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