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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마시며

용문사 감자전

by 빠피홍 2021. 9. 10.

지난 1월 용문역 앞에서 함께했던 나와 정성수

 

 

용문사 감자전

 

 

칠읍산 월성리에 살고 있는 오랜 친구 정 성수 시인을 만나는 날이다. 금년에 들어와서 두 달에 한번은 얼굴을 봐야 되지 않겠느냐는 데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올 들어 세 번 째 인가 네 번 째로 친구 집에 갔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60여 년을 같이 했으니 정말 긴 세월을 함께 해온 사이다.

 

그는 항상 스스로 용기를 불러일으키고 지인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활력소 역할을 해오면서도 정작 본인은 건강문제로 조금씩 체념하는 듯 하는 글들이 여러 SNS를 통해 올라와 걱정이었다. 이제부터는 틈이 나면 자주 만나는 길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오랜만에 용문사에 들려 막걸리와 감자전을 놓고 둘만이 공유할 수 있는 많은 주제를 놓고 대화하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페이스북을 열어보니 어제 만남에 대해 글을 남겨놓았다. 오래 전 나를 위한 시도 몇 편 써서 보내오기도 했으나 성수는 언제나 나에 대한 오랜 우정을 이런 식으로 가끔 표하기도 한다.

 

돌아오는 길에 굳이 와인 한 병을 가져가라며 텃밭에서 키운 가지와 채소를 함께 담아주었다.

 

정 시인의 집 앞 개울

 

 

* 아래 글은 정성수 시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어제는 귀한 손님이 왔다

 

내가 이 지상에서

가장 신뢰하고 좋아하고

존경하는 친구,

홍상표 회장의 내방!

 

동해 고도

울릉도 출신으로

고1때 문학소년으로 만나

평생을 같이 하는

너무나도 훌륭한 친구이다.

 

용문사 입구 단골식당에서

오랫동안

허심탄회하고 유쾌하게

한국말.

 

“부모 팔아 친구 산다.”

 

고등학교 시절,

상표가 우리집에 오면

어머니께서 자주 말씀하시던

속담.

 

이젠 팔 부모도 다 돌아가시고

 

이 지상에

오랜 친구만 남았구나!

 

2021년/9/6일 8시1분

칠읍산 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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