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후배들과의 하루
내가 좋아하는 후배들 몇 명이 집에 오겠다고 한다. 정말이지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후배들이다. 인품이 좋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동향의 후배들이다. 우연히 내가 이곳에 살고 있다고 했더니 열흘 전부터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과 연락을 취해서 누구누구와 오늘 오겠다고 했다.
그 중 한사람은 서울에서 식품사업을 오랫동안 경영하다가 자식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고향에서 멋진 집을 짓고 거주하는 분이다. 멀리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경관이 아주 좋은 곳에 위치할뿐더러 땅이 넓어 각종 나무와 꽃을 심으면 좋을 것 같아 많은 설명을 해주었다. 가을에 씨를 받아 보내주기로 했다. 몇 가지를 선별하여 보내야겠다.
고향사람들이 같이 모인다는 것은, 특히 마음에 맞는 동향인들과 자리를 같이 하게 되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지명과 꽃 이름, 화제가 되었던 인물 이름이 불쑥 튀어나와도 모두들 동감하는 터라 더욱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시간이 아쉬울 뿐이다. 좋은 공기에 술이라도 몇 잔씩 곁들이면서 고향 이야기에 빠져보는 것도 즐거운데 모두들 사양이다. 다만 내가 서운해 할 것 같다며 소주잔에 청하를 딱 한잔씩 마셔주었다.
우정 이곳까지 걸음을 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점심도 내게 폐를 끼치기 싫다고 후배가 샀다. 난 정원의 꽃 설명과 커피 한 잔으로 대접을 대신한 셈이다. 7월 초에 수 백 그루의 백합향연이 있으니 그 때 다시 놀러올 것을 권유했다. 그때는 내가 점심도 준비하리다.
@2021년5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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