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받기
정원에 있는 각종 야생화의 꽃씨를 받는 일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어떤 씨는 열매의 색깔이 아직 초록색이 많이 남아있음에도 씨방을 열어보면 까맣게 영근 놈이 있는 가하면 어떤 놈은 겉이 황갈색으로 익었음에도 속이 여물지 않은 것들도 있다. 결국 오랜 시간에 걸쳐 이틀에 한 차례씩 점검을 하는 수밖에 없다. 자칫 기회를 놓치고 나면 점 찍어두었던 씨앗은 이미 땅에 떨어져 사라져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디키달리스 베리카나리와 플레임의 꽃이 너무 마음에 들어 6월부터 오늘까지 거의 매일 체크를 하는데도 좀처럼 열매를 맺지 않는다. 다른 종류의 디키달리스는 씨앗 받기가 쉬울 뿐 아니라 싹도 잘 나오는데 어쩐 일인지 이놈들은 도무지 씨앗을 구경할 수 가 없다. 둘 중에 하나일 것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첫 번째는 생육과 관련되어 문제가 생겼을 경우와 둘째는 터미네이터로서 1세대 종자로 종결되는 경우일 것인데 아무래도 두 번째에 해당되는 것 같다. 그러나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굳이 디키달리스 베리카나리와 플레임의 꽃씨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꽃이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다른 디키달리스에 비해 키가 크지 않은 왜성이어서 관리가 용이하고 많이 심어두면 정원이 너무나 화사할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올해 실패하고 말았다. 내년에 다시 도전을 시도해야겠다.
올해는 그래도 일찍 서둘러 미리 준비를 한 탓에 꽤 많은 꽃씨를 받아냈다. 특이하고 매력적인 꽃들 대부분 성공했다. 베리카나리와 플레임만 제외하고 말이다. 내년 봄에 씨앗을 뿌려 그 모종으로 동네의 쌈지공원에 멋지게 꽃 피우려면 가급적 많은 씨앗을 받아야함으로 꽤 심혈을 기울였다. 내 정원에서 시험을 한 꽃들이어서 파종 후에 관리만 잘 하면 멋진 공원 만들기에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받아 둔 씨앗의 종류가 대충 50여개가 넘은 것 같다. 내년 봄이면 확 줄어드는 정원이지만 새로운 모종으로 대체하여 소정원의 멋도 한끝 부리고 쌈지공원과 동네주민들에게도 꽃모종을 분양할 예정이다.
@2021년8월25일
'전원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원 새로 꾸미기 [2] (0) | 2021.09.08 |
---|---|
정원 새로 꾸미기 [1] (0) | 2021.09.03 |
원추리 (0) | 2021.07.14 |
친구들과 하루를 (0) | 2021.07.12 |
에키네시아 (0) | 2021.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