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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의 일상

정원 새로 꾸미기 [2]

by 빠피홍 2021. 9. 8.

 

 

정원 새로 꾸미기 [2]

 

 

어쩌면 난 매우 소심한 성격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시절 큰 형님이 “너 좀 내성적인 것 같아”라고 내뱉은 그 말이 나를 무척 당황케 했었고 어느 정도 인정이 되어 많은 변화를 시도한바 있었다. 그래서 내 딴엔 외향적인 성격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웃집과의 경계 때문이다. 땅을 팔았으니 경계를 임시라도 해주어야 그들이 자기소유의 땅임을 인식할 것이고 보다 자유롭게 사유지를 활용할 것이어서 천천히 해주어도 되겠지만 며칠에 걸쳐서 경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즉, 측량선 보다 20센티미터 우리 집 안쪽으로 구덩이를 파고 맥문동을 심고 벽돌로 마감을 했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소심한 탓일까 어찌됐건 쪽 팔리기 싫어서인데 경계를 확정지었다.

 

둘째 날은 백합을 파내자마자 비가 내려 중단하고 셋째 날은 아침 일곱 시부터 작업을 시작하여 오후 1시에 마무리 했다. 무려 여섯 시간에 걸친 작업으로 일단 경계를 구분 짓는 작업을 완료한 것이었다.

 

주목 아래에 있던 맥문동 전부를 캐내고 이를 경계에 맞추어 심었다. 잔디가 있는 곳은 칼로 잘라내었고 이곳에 벽돌을 나란히 쌓아 경계를 마무리했다. 크고 작은 백합이 꽤 많이 나왔다. 백합 여유가 있으면 몇 개 달라고 하던 윗동네 홍남표씨 댁에도 주고 정원에 심고 남는 것은 쌈지공원에 심으면 될 것이다.

 

그리고 지난 일요일 매입자 부부가 온다는 연락이 왔다.

긴 시간 동안 정원에 앉아서 동네 이야기와 정원관리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경계를 보여주면서 상세한 설명도 해주었다. 그리고 많이 자란 잔디밭을 가리키며 마지막으로 잔디를 깎아 주겠으나 이후부터는 땅 주인인 당신이 해야 한다고 분명히 일러주었다. 그리고 자주 와서 잡초도 뽑고 나뭇가지도 치고 물도 주는 등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2021년9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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