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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의 일상

보리수 열매

by 빠피홍 2021. 7. 6.

 

 

보리수 열매

 

 

오늘은 손님들의 방문이 세 건이나 있었다.

고향후배인 강 영호 내외가 찾아왔다. 백합이 피면 한 번 놀러오라고 했는데 오랜만에 보는 그의 부인과 함께 들렸다. 정원에 앉아 이런저런 옛 이야기를 나누고 가까운 곳에서 식사하기로 했다. 우리 동네의 음식이라고 해봐야 매운탕 류가 대세인데 몇 차례 간적이 있는 남강에서 식사를 했다. 그의 부인 입에 맞았는지 모르겠다. 고향후배들이 누옥에 찾아 주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 아닌가?

 

옆집 김 교수 내외와 그의 친구 들이 백합을 구경하러 잠깐 들렸다. 자주 오시는 분들로 ‘윤판나물’을 선물 받아 잘 키우고 있는데 내가 선물로 주었던 비단동자가 흰 꽃이 피었다고 하여 내년 봄에 가져오겠다고 한다. 아마도 돌연변이가 나온 것이어서 기대가 된다. 이분들도 무척 야생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다.

 

대학동기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의 부인과 친구 내외가 나들이를 왔는데 잠깐 들리겠다고 했다. 우리 집 정원 자랑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이 회장의 부인도 오랜만에 보는 셈이다. 두유와 맥주를 마시면서 잘 익어있는 보리수 열매에 관심을 보였다. 몇 차례 손님들이 따가고 남은 것만 해도 엄청 많다. 난 그릇과 비닐, 포장용 백을 제공하고 그들은 열심히 보리수 열매를 땄다.

 

우리 집 것은 여느 보리수 열매에 비해 굵고 쓴맛이 적어 맛이 있는 편이다. 그 엄청 달렸던 보리수 열매가 올해는 원하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간 셈이다. 며칠 있으면 집에 올 손자 것이 남아있는지 가까이 다가가 보니 미처 따내지 못한 열매가 아직도 가득 남아있다.

 

열매들 모두 이제 곧 땅으로 떨어져 내릴 운명이다. 며칠 후면 장마가 시작되고 이 뜨거운 여름이 한풀 꺾이는 시원한 바람이 불면 또 한 해를 맞이하게 되는가 보다.

 

10번 구역의 잡초를 제거하고 나서 나무에 살짝 가려 미처 몰랐던 크림매발톱과 장미매발톱의 씨를 받았다. 양이 꽤 많다. 작년 이맘 때 즈음에는 거의 한 달이 넘은 긴 장마로 인해 꽃씨받기가 어려웠었는데 올해는 잘 익은 씨들이 꽤나 종류가 다양해졌다.

 

 

@2021년7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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