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식재를 위한 정지작업 일지
지난 6월3일부터 시작한 쌈지공원 입구의 꽃나무 식재를 위한 정지작업이 22일 오늘에야 끝이 났다. 동네 큰어르신의 간절한 바람으로 시작된 정지작업은 잔디 제거와 흙뒤집기, 제초제 살포, 돌 제거, 퇴비 살포 그리고 잡초방지를 위한 차광막 씌우기로 마무리 되었다.
폭 1.5미터에 길이 약 8미터 정도의 약간 경사진 이곳에 멋진 꽃나무를 심기 위한 사전작업인데 어느 누구 하나 날 도와줄 사람이 없다. 모두들 자기 생업에 바쁜 사람들이어서 마을 일이지만 부탁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저 모두 나 혼자 해야 할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나 온 일들을 정리해보기로 하자.
손수레에 담긴 도구는 삽, 사각삽, 레이크와 괭이다. 모두 필요한 도구다.
6월3일에는 동네 주민이 로타리 농기계로 한 번 뒤집어 놓은 잔디를 캐내는 작업을 했다. 잔디를 캐 한 개씩 두드려 흙을 털어내야 한다. 그리고 캐낸 폐잔디를 한 곳에 모아놓고 조금 마르기를 기다렸다.
6월5일에는 못다 한 잔디 캐기와 폐잔디와 돌을 수레에 담아 몇 차례 공원 뒤쪽에 버리는 작업을 했다.
6월10일 경에는 아스팔트 쪽과 배수로 쪽의 가장자리에 달라붙어있는 잔디는 캐내기가 어려워 제초제를 뿌려놓았다.
6월15일에는 로타리 기계가 미치지 못하는 입구 쪽 잔디를 한 삽 한 삽 떠서 흙을 털고 잔디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6월19일에는 잔디제거가 완료되었음으로 흙을 전부 파서 뒤집어야 한다. 흙이 딱딱하게 굳어있어 삽 길이만큼 깊이 박아 남아있는 잔디와 잡초를 제거하고 작고 큰 돌들을 골라내야 한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6월20일에는 퇴비 4포반을 뿌린 후에 다시 흙과 고루 섞어야 한다. 이제 막바지다. 이번 가을에 심을 멋진 꽃나무만 생각하면서 새로운 쌈지공원이 탄생할 것을 그리며 땀을 닦아낸다.
6월22일,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우리 집 정원에서 사용하고 보관해 두었던 차광막과 바람에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차광막 둘레에 꽂을 지지대를 한 움큼 들고 잡초 방지를 위한 차광막 설치를 완료했다.
이제 10월에 심을 그날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작업이 완료되었다.
정자에 쉬고 있던 큰 어르신과 만나 올 가을에 심을 꽃나무 이야기를 나누었다. 품목을 선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처음에 거론된 꽃이 작약이었는데 장미, 목수국으로 바뀌면서 셀릭스까지 검토의 대상이 되었다. 관리가 비교적 용이하고 꽃 보기가 가급적 오래고 월동에 잘 견디는 나무를 선택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보니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내가 셀릭스를 추천했다. 셀릭스는 꽃은 아니지만 잎 자체가 흰색과 연두 그리고 핑크가 감도는 최신품종이어서 큰어르신도 점수를 주는 것 같다. 어쨌건 결정하기까지에는 아직 시간은 많다.
@2021년6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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