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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의 일상

네페타의 세대교체

by 빠피홍 2021. 6. 3.

가운데 꽃이 없이 밀집되어 나온 것이 네페타 새순이다

 

 

 

네페타의 세대교체

 

 

우리 집에 허브종류가 꽤나 된다. 네페타, 허브루타, 허브세이지, 허브히솝, 라벤더, 벨가못, 오래가노 등이다. 이 중 네페타가 제일 마음에 드는 꽃이다. 아무리 바람이 불고 비와도 꽃대가 쉽게 옆으로 눕지 않으며 설사 눕더라도 햇볕이 쪼이고 이삼일 지나면 다시 꼿꼿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씨가 떨어져 자연 번식이 잘 되는 편이고 꽃도 오래 간다.

 

3년 전 노지에 씨를 뿌려 꽃을 피운 것이 세 개 정도였는데 지금은 앞 화단을 많이 채울 정도로 숫자가 많아졌다. 세 개 중 하나가 꽃씨가 뭉쳐 심어진 탓일까 다른 것보다 덩치가 컸다. 당해에 바로 꽃을 피워주었다. 이 제일 큰 네페타가 계속되는 비 때문인지 아니면 성장에 한계가 온 것인지 가지가 옆으로 기울고 가운데가 텅 빈 채로 며칠 지나자 이 가운데를 어느새 새순들이 뚫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보통 씨들이 옆 빈 땅으로 떨어져 식구를 늘려나가는데 이건 어미가 만들어 준 빈 공간을 잽싸게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새순이 올라 온지 일주일이 채 안된 것 같은데 상태가 좋으며 모체를 망가뜨릴 기세다. 이제 완전히 안방을 내주고 큰 가지들은 옆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 네페타는 다음 세대에게 이렇게 안방을 내어주고 물러나는 것인가? 평소에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2021년6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