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페타의 세대교체
우리 집에 허브종류가 꽤나 된다. 네페타, 허브루타, 허브세이지, 허브히솝, 라벤더, 벨가못, 오래가노 등이다. 이 중 네페타가 제일 마음에 드는 꽃이다. 아무리 바람이 불고 비와도 꽃대가 쉽게 옆으로 눕지 않으며 설사 눕더라도 햇볕이 쪼이고 이삼일 지나면 다시 꼿꼿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씨가 떨어져 자연 번식이 잘 되는 편이고 꽃도 오래 간다.
3년 전 노지에 씨를 뿌려 꽃을 피운 것이 세 개 정도였는데 지금은 앞 화단을 많이 채울 정도로 숫자가 많아졌다. 세 개 중 하나가 꽃씨가 뭉쳐 심어진 탓일까 다른 것보다 덩치가 컸다. 당해에 바로 꽃을 피워주었다. 이 제일 큰 네페타가 계속되는 비 때문인지 아니면 성장에 한계가 온 것인지 가지가 옆으로 기울고 가운데가 텅 빈 채로 며칠 지나자 이 가운데를 어느새 새순들이 뚫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보통 씨들이 옆 빈 땅으로 떨어져 식구를 늘려나가는데 이건 어미가 만들어 준 빈 공간을 잽싸게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새순이 올라 온지 일주일이 채 안된 것 같은데 상태가 좋으며 모체를 망가뜨릴 기세다. 이제 완전히 안방을 내주고 큰 가지들은 옆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 네페타는 다음 세대에게 이렇게 안방을 내어주고 물러나는 것인가? 평소에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2021년6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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