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붓꽃이 정원에
한 열흘 전인가보다. 정원에서 집으로 올라오는 계단 옆에 붓꽃이 하나 피어있었다. 붓꽃은 씨가 날려 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뿌리를 내려 자라는 꽃이라 무심결에 지나쳤는데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자세히 보니 다른 붓꽃과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색깔이 일반 붓꽃에 비해 엷은 남색을 띄고 있고 꽃 잎 맨 위쪽 세 개의 꽃잎이 뒤틀리며 위로 솟구치지 않고 바깥 방향으로 얌전히 누워있으며 특히, 다른 것은 꽃잎 안쪽에 있는 금빛 무늬가 여섯 개라는 것이다. 다른 붓꽃이 세 개의 금빛 무늬가 있는 것에 비해 이는 완연히 다른 붓꽃이었다.
며칠 째 틈만 나면 어떤 붓꽃인지 인터넷을 검색해보는데 시원한 답을 찾아내지 못했다. 타래붓꽃도 아니요 부채붓꽃도 아닌 것 같았다. 오늘은 두 종류의 위쪽 세 개 꽃잎을 가위로 잘라내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확실히 구별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내가 어딘가에서 구해 심은 사실도 없다. 동네 어딘가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와 우리 집 정원에 터를 잡았는지도 모른다. 돌연변이라 단정 짓기에는 내가 무지한 탓일 수 있어 무리가 있다.
재작년 서림원예에서 구입한 흰붓꽃이 반년이 지난 다음에 범부채로 판명이 되어 이를 바꾼 덕에 올해는 하얀 붓꽃이 잘 피었다.
붓꽃 종류라고 해야 붓꽃과 흰 붓꽃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새로운 붓꽃 세 종류와 꽃창포와 노랑창포가 전부인데 내가 이름을 지은 흰 창포가 머지않아 피게 되면 종류가 제법 늘어나는 셈이다. 흰 창포는 모종에 성공하여 열 개 정도 지금 자라고 있으니 가을이면 한 곳에 모아볼 생각이다.
@2021년5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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