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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야기

이웃집 꽃밭 만들기와 비료 주기

by 빠피홍 2021. 5. 13.

 

정원에 한창 절정을 이루고 있는 불도화

 

 

 

이웃집 꽃밭 만들기와 비료 주기

 

 

일기예보에 오늘 낮 정오부터 비가 내린다고 한다. 엊그제 쌈지공원에 심고 남은 꽃을 큰 어르신이 심어야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걱정을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먼저 흙이 문제다. 당신의 넓은 땅에 좋은 흙이 많이 있어 몇 수레 퍼내오면 될 것을 그것도 무상으로 경작 하고있는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고 한다. 꽃 심을 곳에 흙이 없어 조금 퍼내었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바로 대문 옆에 좋은 흙이 있다는 걸 듣고 기뻐서 내게 전화를 했다. 흙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말이다. 뭐든지 할 수 있는 분이 이 조그만 흙 문제로 고민을 하다니 난 빨리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전화를 하고 바로 올라갔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런 간단한 일이 아니겠는가? 마침 집 앞에 좋은 흙이 있어서 밭에서 가져오지 않고 바로 캐냈다. 흙이 좋았다. 약간의 부엽토도 섞여있어서 안성맞춤이었다. 다섯 수레를 퍼내어 옮기고 모래 두 수레와 퇴비 한 포를 골고루 섞어 멋진 흙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꽃이 담긴 플레이트를 옮겨 대추나무 둘레를 중심으로 심었다.

 

키 낮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셈이다. 몇 차례 완성된 꽃들을 한참동안 내려다보고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무언가 허(虛)하다고 했다. 다시 캐내어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다고 했다. 꽃이라는 것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모종을 심으면 역시 어색한 것은 틀림없다. 자연스러운 맛이 나려면 월동을 하여 다음 해 봄을 기다려야 한다. 물론 내 주장이지만.

 

집에 돌아와 잠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해결책을 찾았다는 것이었다. 바로 올라가보니 스님이 절에 심으려고 가지고 있었던 여섯 개의 마가렛을 뒤쪽에 심어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마가렛은 약간 커서 앞뒤 조화가 된 셈이었다. 이분의 꽃에 대한 애착이라고 할까 미학이라고 할까 항상 여백을 중시하는 분인데 무언가 빈 것 같다는 느낌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이해가 되었다.

 

이장이 코스모스 심은 곳에 퇴비 세 포와 유박 한 포를 두고 갔다하기에 내가 부탁한 것이어서 오후 세 시경 에 내려가 퇴비를 골고루 뿌렸으나 양이 턱 없이 부족했다. 큰 어르신이 부탁해 놓은 한씨 집에 가서 세 포를 싣고 와 알맞게 뿌리고 유박 한 포도 골고루 뿌렸다.

 

한창 작업 중인데 차가 내 옆에 서더니 낯 선 여인네가 검천리에 살고 있는데 메리골드를 가리키며 몇 포기 가져가면 안 되겠냐고 한다. 난 단 칼에 거절했다. 안 됩니다. 그러자 이거 광주시에서 심은 것인데 좀 가져가면 안 되겠냐고 재차 묻는다. 나의 대답은 우리가 사서 심었습니다. 한 두 개면 꽃집에서 사면 될 것을 왜 애써 심어놓은 것을 캐가겠다고 하는지 그것이 괘심해서였다.

 

 

 

 

@2021년5월10일

 

▲▼ 불도화
▲▼ 내가 꽃을 심고 내려온 이후에 아래처럼 뒤쪽에 마가렛꽃을 심어 새로운 분위기로 바꿔놓았다
▲▼ 위는 진흙이 가득한 맨땅에 코스모스를 심었으나 아래와 같이 퇴비와 유박을 뿌려 한결 좋아질 것으로 개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