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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의 일상

소나무 전지

by 빠피홍 2021. 4. 21.

 

손자의 출생기념으로 하남에 있는 송원잔디에서 구입한 금송((錦松)에도 소나무 새순이 높이 고개를 치들고있다.

 

 

소나무 전지

 

 

길 건너 집과 바로 옆집에는 소나무가 무척 많다. 길 건너 집 주인이 오래 전 포항의 해송이라든가 어디에서 소나무 수 백 그루를 사서 심는다고 하더니 어느새 온 뒷산이 소나무로 가득하다. 이 양반의 지인이 우리 옆집에 집을 지으면서 이 집에서 소나무 열 그루 정도를 구입해서 심었는데 어느새 우리 집 담장을 넘실거린다. 2년에 한 번은 꼭 소나무 가지치기 전문가를 불러서 작업을 하곤 한다.

 

보통 2인 1조로 작업을 하는데 비용이 수 십 만원을 넘는다고 한다. 난 처음부터 꽃 보기를 목적으로 정원수를 구입했기 때문에 소나무가 별로 없다. 달랑 네 개뿐이다. 그래도 매년 소나무 순을 잘라내는 작업을 해왔는데 보다 멋지게 가지치기를 하려고 눈이 뚫어질 정도로 옆에서 하는 작업과정을 익히려고 노력도 했지만 제대로 되질 않았다.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전지작업은 정말 예쁘다. 굵은 가지와 잔가지의 조화는 물론 잔가지 위주로 몇 년에 걸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세팅기술은 정말 놀랍다. 유튜브나 홈페이지 여러 곳에서 발품을 팔았어도 소나무 전지작업 공부는 어려웠다. 최근에 와서야 결국 결론을 내렸다. 소나무는 새 순이 나는 4월에 두 개의 순만 남기고 다른 순은 과감하게 잘라내고 순의 반을 자른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그렇게 했다. 지금까지는 두 개의 순을 남긴 채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이 순이 잔가지가 되어 너무 길었다.

 

결국 느낀 것은 소나무가 좋다고 무작정 많이 심었다가 전지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흉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이 많아서 매년 혹은 2년에 한 번이라도 전문가에게 맡길 능력이 있으면 그것으로 좋겠으나 일반 은퇴자의 경우에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소나무 식재는 신중을 기해 늘릴 일이다.

 

오전과 오후 몇 시간째 소나무 전지를 하고 있다. 매년 한 가지에 새 순이 대여섯 개씩 나온다. Y자형으로 두 개만 남기고 다른 것은 과감하게 잘라내 버린다. 아랫부분은 가지가 약간 굵어도 좋으나 위로 갈수록 가지의 길이가 짧아야 멋이 있다는 것을 이제 겨우 알게 되었다.

 

우선 손자를 위해 심어둔 금송부터 시작을 한다. 윗부분부터 Y자형으로 솎아낸다. 인내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다음 안쪽에 있는 가지에 난 순을 잘라낸다. 숨 한번 쉬고 두 개 달랑 남은 순의 반을 과감하게 잘라낸다. 이번에는 확실히 하고 싶었다.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으면 소나무는 순을 반을 잘라도 거기서 새눈이 나온다고 한다. 믿고 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무언가 깔끔하게 정리가 된 기분이다. 이제 남은 소나무 세 그루도 같은 방법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 작은 사다리와 큰 사다리를 번갈아 바꿔가며 조심스럽게 자리를 잡고 가지를 잘라내고 순을 잘라낸다. 두 번이나 나뭇가지를 세게 잡다가 분질러버렸다. 그러면 어떠랴.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고 할 일을 마쳤으니 그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지 않은가?

 

바람이 부는 가운데 오랜만의 힘든 작업이었다.

 

 

@2021년4월19일

 

▲▼이렇게 올라오는 새순을 과감하게 잘라주어야 한다.
Y자형으로 새순을 자르고 줄기를 잘라내었다

         

▲▼ 위의 소나무를 아래와 같이 가지치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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