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의 정원 작업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 완연한 봄기운이 돈다.
밖에 나가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에 뽑아냈던 나무와 잘라낸 나뭇가지, 마른 꽃대들이 여기저기 뒹굴어 보기 싫었는데 오늘 태우기로 했다. 마침 바람도 없는 편이라 화재의 위험성도 별로 없다. 혹시나 하여 물통과 물뿌리개에 물을 가득 담아 드럼통 옆에 비치를 했다.
구석에 있던 드럼통을 꺼내놓은 다음 굵은 가지는 톱으로 잘라내는 등 준비를 마치고 주위에 흩어져있는 나뭇가지들을 긁어모아 태웠다. 매년 3월에 하던 것인데 나뭇가지들이 잘 말라서인지 쉽게 잘 탔다.
지난해 대문 입구에 쌓아 둔 비료를 안쪽으로 옮기기로 했다. 유박 11포대, 퇴비 15포대를 정원 안쪽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개당 20kg으로 무게가 꽤 나간다. 예전 같았으면 카트에 가득 싣고 빨리 옮기려고 서둘렀을 것이다. 그럴 힘도 없거니와 굳이 그럴 이유도 없다. 두 포씩만 싣고 열 세 차례 옮기면 된다. 허리가 몹시 아프다.
작년에 쌓아두었던 유박의 덮개를 펼치자 쥐들이 천막을 씹어 구멍이 몇 군데 났고 유박에도 구멍을 뚫어 쏟아진 유박으로 주변이 어지럽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시비를 하지 않았는데 올해부터는 나무와 꽃에 비료를 제대로 주어야겠다.
황목련의 굵은 가지가 일직선으로 하늘로 솟아있는 두 개를 톱으로 잘라내고 수양벚나무의 가지가 일률적으로 아래로 쳐지도록 끈을 묶는 작업도 시작했다.
@2021년2월14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