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을 이야기

클린하우스 정리

by 빠피홍 2020. 12. 10.

 

왼쪽은 고추건조기, 가운데는 탈곡기, 왼편에는 클린하우스, 앞에 널부려져있던 각종 농기구를 말끔히 치웠다.

 

클린하우스 정리

 

 

12월1일이다. 건너편에 있는 마을회관 앞 클린하우스의 양철지붕 소리가 요란하다. 이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긴 사다리를 갖다놓고 쓰레기 하치장 지붕을 일부 뜯어내고 옆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올해를 넘기지 않고 처리를 하고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진작 오픈할 수 있었음에도 본인이 바빠서 못한 것이었다.

 

이틀 후 음식물 쓰레기 버리려고 클린하우스에 가보니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던 농기구도 말끔히 치워놓았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조금 더 일찍 치워야 되는 것을 몇 달 동안 그냥 방치를 해도 이들은 아무런 감각이 없다. 자기들 시간이 있을 때 하면 되는 것이다. 지나다니는 주민들을 생각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면 될 것을 이런 식으로 질질 끌다가 하는 것이 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바로 앞에 살고 있는 주민의 생각도 나와 똑 같다.

 

탈곡기 한 대도 고추건조기 옆에 세워두었다. 뒤쪽에는 탈곡기에서 나오는 겨가 나오는 구멍을 뚫어놓았다. 지금까지는 겨가 산발적으로 산을 이루어 늘 바람에 날리게 그냥 내버려 두었는데 이제부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 내가 이장에게 탈곡기 뒤에 별도의 망을 만들어 겨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를 한 적이 있다.

 

벼를 찧는 주민은 내가 알기로는 현 이장 한 사람 밖에 없다. 귀여1리에 논이 있어서이다. 양이 어떠하든 마을에 딱 한 사람이 이용하는 것이라면 정미소에서 탈곡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공원까지 새로 만들어 깨끗한 마을로 변모했는데 관리가 제대로 된다면 문제가 없겠으나 이친구들의 개념으로는 어떨지 두고 보는 수밖에 없다.

 

결국, 이들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농촌사회가 갖는 느림의 관습과 바쁜 도시생활에 익숙한 습관이 각기 몸에 배어있는 것 같다. 이장이 육십이 다 되어가도록 도시생활을 않고 이곳에만 나고 자라서인지 설득을 하면 그때뿐이다. 도대체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완고한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2020년12월7일

이곳이 탈곡기에서 나오는 겨가 모이는 곳이다. 관이 나오는 구명과 알미늄 관도 보인다. 
이장의 크린하우스 오픈 공지

'마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장 선거 공고  (0) 2020.12.12
감사 보궐선거 [2]  (0) 2020.12.11
이장으로 향한 험난한 길  (0) 2020.12.08
이장(里長)하기로 결심하다  (0) 2020.12.02
클린 하우스  (0)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