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친구란 무엇이며 무엇 때문에 만나는가?
어제 낮 12시부터 넷이 만나 네 곳이나 옮기며 술 마시다 밤 11시에 집에 돌아온 난, 친구란 도대체 무엇이며 왜 만나야 하는지 스스로 묻고 있는 것이다.
종로5가의 ‘박가네’에서 빈대떡과 막걸리 그리고 자리를 옮겨 ‘한옥갈비’에서 돼지갈비와 차돌박이, 향이 나는 연한 소주를 마신다. 그리고 또 생맥주 집으로 옮겨 또 마셔댄다. 그리고 마지막 청량리역 앞 포장마차에서 나와 성수와 둘이 소주 한 병으로 마감.
집도 먼데 2차로 끝내었으면 좋으련만 한 해가 가는 아쉬움 때문일까 3차가 문제였다.
생맥주 집 소파에 앉아 춘기는 주로 음악 이야기, 원래 과묵한 경옥은 주로 듣기, 성수는 빙그레 웃으며 술만 홀짝이고 난 춘기의 그 옹고집 같은 음악인가 뭔가 때문에 짜증이 나고 우린 결국 말싸움이 벌어졌다. 나와 춘기, 그리고 경옥이가 서로 엉키어 소리가 높아졌다.
조금씩 배려하고 참으면 될 것을 우리 넷이 모이면 항상 불안하다. 가장 융통성 없고 고집불통인 춘기로 인해 항상 사달이 난다. 벌써 몇 번째 일어난 일이다. 50년의 추억을 간직한 친구들인데도 꼭 이렇게 사달이 나니 내 스스로 짜증이 난다.
모든 걸 술 때문이라고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나이가 들면 모두들 옹고집이 된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 보다.
아침에 춘기에게 전화를 했다. 앞으로 모일 때는 자기의 근황과 공통의 화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조금 더 배려하는 자세를 갖자고 말이다. 이러다간 자칫 친구를 잃어버릴 것 같다고 하며.
정말 친구란 무엇이며 왜 만나는지 궁금해지는 하루였다.
@2015년12월16일(수요일)
▲ 늘 빙그레 웃기만 하는 정성수 시인
요즘 너무 바쁜 가운데 술을 벗삼다 보니 건강이 걱정된다
▲ 꼭 고 김근태의원 같이 고집 센 박춘기 에세이스트
모습도 비슷하다. 그 고집 조금 줄여줬으면...
▲ 한경옥 시인
왕성한 집필에 존경스러운 친구다. 빠른 시일내에 전집 10권의 책 출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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