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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함께

피카소의 후예와 꼬마작가

by 빠피홍 2020. 11. 26.

 

손자가 그린 그림 '사과'

 

피카소의 후예와 꼬마작가

 

 

며칠 전, 손자가 그린 그림과 영어로 쓰여 진 글을 아들이 카톡으로 보내왔다. 글씨가 작아 읽기가 힘들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미국에 간지 일 년이 갓 넘은 아이치고는 놀라운 상상력과 영어실력이었다. 도무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손자의 생각으로 본인이 한 것이냐고 아들에게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학교에서 과제가 나온 것인데 손자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만들어 낸 것이었다.

 

강아지 그리는 법을 스텝1에서부터 스텝6까지 그림과 함께 순서대로 나열해 놓고 영어로 설명하는 그 발상이 참으로 놀랍다. 강아지를 그리는 완벽한 미술 교본용인 셈이다.

 

Step 1은 얼굴을 그리는 설명, Step 2는 두 개의 눈과 코 그리고 입, 코는 삼각모양으로 그린다는 설명. 특히 코 부분은 확대까지 해놓고 Tip도 써놓았다.

Step 3은 귀 두 개, Step 4는 몸통과 다리, Step 5는 꼬리, 긴 꼬리와 짧은 꼬리, Step 6은 손자 자신이 완성된 강아지 그림을 가리키며 당당해하는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사전에 철저한 구상을 해놓고 만들어 낸 완벽한 작품이다.

 

두 개의 그림 중에 눈에 띄는 그림이 하나 있었다.

피카소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강열한 색상으로 그림 중심에 놓인 빨간 원과 노랑 원 두 개가 잠자리 머리 같기도 하여 무언가의 얼굴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에 마침 전화가 와서 물어보니 손자의 대답은 의외였다. 사과라는 것이다. 빨강 사과와 노랑 사과 두 개를 그린 것이다. 내가 블로그에 이 그림을 올리려고 노랑 사과 두 개를 눈으로 생각하고 위로 올라가게 거꾸로 해 놓았더니 빨강 사과가 위에 있어야 한다고 꼬마 작가(?)의 예리한 지적이었다. 손자의 설명을 듣고 보니 그 때서야 사과꼭지가 눈에 들어왔다.

 

가장자리의 선들은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했다. 사과를 강조하는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손자가 서 너 살 되었을 때부터 색에 대해서 늘 민감했었다. 크레용이나 레고 등 자기가 좋아하는 색의 물건들은 항상 잘 챙겨 놀았으나 싫어하는 색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다.

 

집 사람이 또 아이디어를 냈다. 크게 확대하여 주방 벽 쪽에 걸어두자고.

며칠 내로 사진을 확대하여 예쁜 액자까지 만들어 걸어두어야겠다.

 

 

@2020년11월20일

 

▲step 1
step 2
step 3
step 4
step 5
▲step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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