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의 제 집 옮겨주기
산책길 옆에 구절초를 심어두었는데 가지가 너무 길게 뻗어 지지대를 밭쳐주고 길 쪽으로 내려오지 않도록 유도를 했음에도 2미터가 넘는 높이 때문에 주위가 어지럽고 그늘을 주어 몇 차례 고민 끝에 모두 캐내어 마땅한 자리를 찾아 주기로 했다.
분홍 구절초는 그 사이 새끼들이 꽤 많이 늘어났으나 대부분 뽑아버리고 좋은 놈만 골라서 서쪽 매실나무 밑에 며칠 전에 옮겼고 오늘 빨강 구절초 세 개도 옮겼다. 지금 한창 빨간 꽃이 피어있어 자르기를 주저했으나 더 추워지기 전에 작업을 끝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색깔도 예쁘고 늦가을에 피는 꽃이라 이를 어디로 옮겨 심을지 몇 며칠을 고심한 끝에 동쪽 길옆 하얀 구절초 옆에 옮기기로 결정을 했다. 약간 구석진 곳이어서 화려한 꽃이 없던 곳인데 늦가을이 오면 정렬적인 빨강 구절초가 한 몫을 할 것 같다.
산책길 바로 옆에 수선화를 심었고 그 뒤쪽에 빨강 구절초를 심기로 한 것은 지지대를 밭치지 않고 바닥으로 기어서 길게 뻗쳐나가도록 하면 수선화가 지는 초여름 즈음이면 구절초 잎이 그곳까지 닿아 잡초방지도 되고 꽃 모양새가 무척 좋을 것 같아서다.
구절초는 이름 그대로 아홉 번이나 줄기 마디가 꺾이면서 어지럽게 뻗어나가는 꽃이라 세운다거나 예쁘게 단장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꽃이 필 때면 자리를 꽤 많이 차지함으로 이곳을 제자리로 판단하고 옮겼다. 남향의 햇볕을 받아 하얀 구절초와 함께 잘 어울릴 것 같다.
내년 10월에 멋지게 활짝 피어주기를 기대한다.
@2020년11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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