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오갈피나무
텃밭 옆에 있는 가시오갈피나무가 너무 커서 주변의 나무나 꽃에 그늘을 드리우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집사람과 상의를 하여 옮기기로 했다. 꽃이 피는 것도 아니요 나물로 자주 먹는 것도 아닌데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햇볕을 차단하는 애물단지여서이다. 아예 버리지 말고 구석진 곳에 옮겨 심었다가 봄나물로 활용하자는 집사람의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어 윗가지를 몽땅 쳐내고 옮겨 심었다.
여자들의 생각은 언제나 실용이다. 꽃이나 꽃나무를 심는 것도 좋지만 한철 나물로 먹는 맛이 일품이니 그냥 안고가자는 주장이다.
가시오갈피나무 주변에 심었던 맥문동 스무 포기를 캐내어 매실나무 안쪽으로 옮겨 심고 나니 넓은 화단이 또 한 개 생긴 셈이다. 시원하다. 내년 봄에는 나무를 심지 않고 꽃을 심어야겠다.
큰 벚나무 옆에 만들어두었던 오이 지지대를 빼내고 땅을 부드럽게 삽질도 하고 유박비료도 섞어 내년 봄에 예쁘고 멋진 꽃을 심을 빈 공터를 만들었다. 키 큰 백일홍을 심어도 괜찮아 보인다. 올해 문 입구에 심었던 백일홍은 제자리가 아닌 것 같았다. 일단 자리가 마련되었으니 내년 봄에 좋은 꽃을 군집으로 심어야겠다.
@2020년10월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