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월동
은퇴자의 전원생활이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각자 목표로 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난 오로지 정원관리에 집중하는 편이다. 돈을 들여서 전문가에게 의뢰하지 않고 재료만 구입하여 내가 구상한대로 직접 하는 정원관리다.
이곳에 정착한지 7여년이 되어서야 겨우 다년초니 야생화니 일년초 등 개념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지만 초기에는 전혀 문외한이었다.
달리아를 노지에 그냥 심어둔 채 이듬해 싹이 나지 않아 실망했던 일, 남부지방에서는 노지월동이 가능하나 경기지역에서는 어렵다는 몇몇 꽃들, 특히 꽃이 크고 예뻤던 아네모네는 노지월동이 안 되는 것을 전혀 알 수가 없어서 다 죽여 버렸던 일은 지나고 보니 좋은 교훈이 된 셈이었다.
몇 년 전에 씨를 구입하여 심었던 달리아가 매년 꽃을 피우는데 뿌리가 꽤 커졌다. 고구마같이 큰 놈도 있다. 글라디올러스도 모두 캐내어 집 안으로 옮길 준비를 마쳤다. 키가 너무 커서 일일이 지지대를 박아 줘야만 하는 것이 번거로운 일이긴 하나 일 년에 한 번 보는 꽃이어서 매번 수고를 감내하고 있다.
니포비아와 아네모네, 그리고 아가판서스는 첫 서리가 내리기 전에 실내로 옮겨야 한다. 며칠 내에 아가판서스 두 개는 화분에 옮겨 심어 들여놓을 예정이다.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아가판서스만큼은 반드시 실내에서도 잘 키워내야 한다. 꽃이 너무 좋아서이다.
@2020년10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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