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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야기

찜질방

by 빠피홍 2020. 6. 26.

 

마을회관 옥상으로 조립된 찜질방이 올라가고 있다

 

 

찜질방

 

 

드디어 찜질방이 도착했다.

우리마을에 찜질방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주머니들의 바램에 큰어르신이 쾌히 그렇게 해주겠노라고 한 것이 찜질방이 들어오게 된 계기였다. 지난 3월인가 이장과 내가 일산까지 가서 찜질방 체험을 하고나서 내린 결론은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찜질방의 가격이 950만원 내외이고 화장실 및 사워실 등을 수리하고 타일을 새로 깔고 히터를 들이는 등 찜질방을 들여놓을 만반의 준비가 또 한달 정도 진행되었다. 약 450만원이 소요되었다. 총 1400만원이 들어간 찜질방이 된 셈이다. 큰어르신의 통 큰 결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같은 동네에 있는 명성암 스님이 가운 스무 장을 내 놓으셨다.

 

저녁 7시에 오프닝 행사가 간단히 진행되었다. 참석인원은 반도 채 되지 않았다. 우리 동네는 시골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서울과 가깝고 주민들 또한 반 수 이상이 서울에서 살았거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어서 시골에 이런 경사가 있으면 대부분 모여 서로 축하하고 술 한 잔 하는 것이 관행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쩐지 이런 큰 행사에도 몇몇 주요 주민들은 얼굴을 내 비치지 않았다. 물론 각자의 사생활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로 인한 문제가 클 것으로 보였다.

 

20가구가 채 안 되는 동네에 세 가구가 나와 원수와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이다. 주민A와는 땅을 주고 집을 지어주는 관계로, 주민B씨는 담을 같이하고 있음에도 공연한 시비를 자초해와 절연이 되었고 주민C씨와는 지난 1월인가 꼬막사건 때문으로 이 모두 내 사전에서 영원히 지워버린 주민들이어서 만나게 되면 껄끄러운 관계임으로 나와는 상면을 피하는 것이 상책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난 이 동네의 임원으로서 마을 활동에 적극적이고 그들은 소극적이고 행세만 하려 들어 자칫 술자리가 벌어지면 시비가 붙을 수도 있어 예방이라도 하는 것일까 주민 C만 차에서 잠깐 내려 인사만 하고 이내 가버린다. 내가 없었으면 자리에 끼일 사람인데 핑계를 대고 이내 올라가버린다.

 

누군가 이야기 한다. 시골은 모두가 화합하고 서로 협력하고 우애가 좋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제일 다툼이 많은 것이 이웃 담을 하고 있는 주민들로서 이해관계로 인한 알력다툼이고 큰어르신처럼 조금도 베풀지 않으면서 행세만 하려들기 때문이다. 동네나 어떤 조직이나 나라나 모든 게 다를 것이 없다. 가치관이 다른 시골동네 원주민들과의 화합은 정말 산 넘어 산이다.

 

 

@2020년6월20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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