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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마시며

울사모 매니저 초대

by 빠피홍 2020. 6. 9.

 

 

 

울사모 매니저 초대

 

 

내가 울릉도 출신이어서인지 ‘울’자만 보여도 번뜻 눈이 뜨인다. 혹시 울릉도에 관한 소식이 있을지 궁금해서이다. 거의 본능적으로 오랫동안 습관이 된 셈이다. 1952년 즈음, 즉 60년이 훨씬 지난 옛날에 울릉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왔으니 오랜 세월을 잘 견뎌온 셈이다. 난 지금도 경상도 말을 쓰고 있다. 고등학교까지는 서울 표준어를 쓰다가 대학에 들어와 방학에 고향을 다니면서 내 고향 말을 다시 쓰게 되었다. 말이란 것이 참 묘한 것이어서 서울말을 그대로 썼으면 나의 성격도 보다 부드럽고 친절함이 몸에 배었을지도 모르겠으나 경상도 말을 사용해서일까 아무래도 무뚝뚝하고 말 수가 적어 집사람에게 매번 핀잔을 받는다.

 

고향 이야기 때문에 나의 신상 이야기를 하고 말았지만 일찍 고향을 떠나 왔기 때문일까 대학교 생활 이후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는 울릉도로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다. 울릉도를 무대로 소설을 써야겠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울릉군수가 되어 멋진 섬나라로 만들겠다, 학포 언덕 어디에 조그만 별장이라도 만들어 내 후반을 보내어야겠다는 등 온갖 생각들로 쭉 이어져 온 것 이다.

 

내가 ‘울사모’, 즉 ‘울릉도를 사랑하는 사랑방 모임’(cafe.naver.com/kulsamo)의 카페를 운영하게 된 것도 그 배경에는 이런 생각들이 내재되어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당시 몇 몇 지인들이 울릉도와 관련된 카페도 없느냐고 몇 차례 문의를 받고나서 내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2백만 원이나 되는 돈을 주고서다. 2008년도 4월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간에 박경필, 유영준, 배상용, 박재달씨 등 운영위원 들의 재미있는 울릉도의 소식들과 몇 차례에 불과했지만 칼럼도 썼다. 그러나 내가 울릉도에 거주하지 못하는 탓에 싱싱한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점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그래도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쉬지 않고 달려 온 셈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하는 일이 울릉도의 소식을 접하고 이를 편집하여 게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눈이 침침하고 의욕이 떨어지면서 이제 그만둘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몇 차례나 울릉도를 갈 때마다 높은 분들에게 부탁을 해보았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해보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나야 이익과는 무관하게 운영을 했지만 ‘울사모’ 카페를 베이스로 하여 얼마든지 이익창출도 가능한데 모두들 고개를 저어며 맡으려고 하지 않았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것일 것이다.

 

지난 재경울릉향우회 연말 총회에 참석했던 정성환 군의장에게 사정을 설명했더니 자기에게 연락을 해주면 알아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우선 공개적으로 매니저를 뽑는 노력이라도 해보고 다음에 정의장에게 부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오늘 카페와 울릉군 홈페이지 게시판에 진솔한 글을 올렸다. 울사모 카페 매니저를 초대한다고. 기대를 해보자. 누군가 도전하는 젊은이가 있는지 지켜보자.

 

 

@2020년6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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