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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마시며

경기 광주의 팔경(八景), 물안개공원

by 빠피홍 2020. 6. 7.

 

꽤나 넓은 허브밭이다. 벌써 허브가 가득하다

 

경기 광주의 팔경(八景), 물안개공원

 

 

마을 카톡방에 ‘물안개공원’ 에 ‘허브섬 조성’ 착공식이 있다는 연락이 떴으나 참석하지 못했는데 벌써 열흘이 훌쩍 지나버렸다. 며칠 전 시원치 않은 다리로 허브섬을 구경할 겸 물안개공원 다리를 건너 몇 차례 위쪽로 올라갔음에도 찾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여기저기 물어서 드디어 찾아냈다. 아직 오픈이 안 된 상태여서일까 안내 표시가 없어 아쉬웠다. ‘허브섬 가는 길’이라는 간단한 임시 안내판에 거리표시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땅고르기 작업과 허브심기도 병행하고 있었다. 무척 넓어보였다. 잡초가 많고 우기에는 물이 쉬 들어오는 얕은 야생지어서 흙을 높이 쌓고 검정 비닐을 씌운 상태에서 허브를 심고 있었다.

 

몇 종류나 되느냐고 차에서 꽃을 나르는 이에게 물어보자 잘 모른다고 했다. 신기한 것은 허브를 담아온 플라스틱 화분을 그대로 구멍을 파서 넣는 것이었다. 어째서 화분 채로 묻는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가까이 다가가보니 화분 전체에 구명이 뚫려있었다. 망포트라는 것이었다. 구멍 뚫린 포트라 생육에 전혀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물론 허브섬이라고 하여 공원 뒤쪽에 큰 허브공원을 만드는 것은 관광객들에게 매우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인지 몰라도 기존의 공원관리에는 문제가 많이 있는 것 같다.

 

공원입구에서 허브섬 방향의 다리를 건너기 전까지 꽤 넓은 야생화 밭이 있는데 내가 보기엔 관리가 거의되고 있지 않는 이곳을 그대로 둔 채 새로운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 무언가 어색했다. 야생화밭들의 꽃들은 대부분 내가 익히 알고 있는 꽃들인데 잡초만 무성할 뿐 이름표에 나와 있는 야생화는 보이지 않는다. 꽃 이름 팻말이 잘려나갔거나 아예 빠져버린 것도 있다. 작년에도 광주시청 자유게시판에 올릴 요량으로 사진도 찍고 했으나 그만 둔 적이 있는데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다.

 

우선 이름표가 있는 야생화에 꽃이나 잎이 거의 없는 것이 14개 품목이고 조금이라도 살아있는 것이 5개로 총 19개 품목의 사진을 하나씩 다 찍었다. 야생화 밭은커녕 온통 잡초 밭이다. 이뿐만 아니다. 다리를 건너면 왼쪽에 ‘회양목’이라고 쓴 팻말 안쪽에는 키 작은 회양목으로 미로처럼 원둘레를 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는데 이 또한 잡초 밭으로 바뀐 지가 오래다. 나무가 다 찢어지고 부러지고 벌레 먹은 볼 품 없는 회양목이 엉성하게 잡초 속에 갇혀있는 꼴이 참으로 민망스럽다.

 

이곳이 연간 수십만 명이 찾아오는 경기도 광주시의 팔경 중에 하나라고 버젓이 홍보를 하고 있으니 인근에 살고 있는 나 스스로 얼굴이 화끈거린다. 광주시의 공원정책과에서 관리를 하는 것 같은데 관리인원도 대 여섯 명이나 되고 예산도 부족하지 않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관리를 하는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공원입구에는 이 동네의 권력자가 운영한다는 이동식 후드트럭 한 대와 간이식 커피점 한 곳이 성업 중이다. 아이스크림도 팔고 누가 보아도 노 나는 장사다. 이것이 모두 불법이라고 한다. 공원 안에는 어떠한 장사도 할 수 없으나 이들은 벌금이 마치 세금인양 물면서 계속 한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부의 공권력이라는 것이 이것 밖에 되지 않는 한심한 일면이다. 이 정도의 공원이라면 커피나 가벼운 스낵을 판매할 수 있는 장소를 정식으로 만들어 운영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2020년6월1일

 

수호초, 꼬리풀 어느 곳에도 꽃이름판 이외에는 보이지않는다
무스까리, 노루오줌도 마찬가지다
금낭화, 꽃무릇도 마찬가지다
숙근사루비아는 꽃씨가 날아가서 다른 곳에 몇 개 보였을뿐, 구정초도 마찬가지다
매발톱과 기린초도 마찬가지다, 꽃대가 보이지않는다
꽃잔디와 쑥부쟁이밭이라는 안내판만 덩그러니 있을 뿐
깨진 꽃이름판과 꽃그령도 마찬가지다
마거리트와 분꽃은 그나마 잡초 속에 몇 개 자기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다
꽃범의 꼬리와 무늬둥글레도 약간 보인다
원형으로 만들어진 회양목으로 된 산책길(?)인데 잡초 길이 되었다
아주머니 두분이 잡초제거 작업을 한 차이브와 베르가못 허브밭이다. 겨우 이정도가 야생화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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