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펠츠 블루
난 묘목이나 꽃씨와 모종을 주로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는데 회사 나름대로의 다른 특징이 있겠지만 제대로 된 상품을 정성을 다해 포장하여 보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주문을 하면 재고가 없어 더 기다려 달라느니 아니면 죽은 것인지 산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는 것을 보내놓고 설마 죽은 것을 보내겠느냐고 역으로 되묻는 곳도 있다. 이제야 겨우 내가 물건을 사야할 곳과 안할 곳을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 중 하나, 내가 거래해야 할 곳이 ‘가산원예조경’이다. 다른 곳을 통해 몇 차례 시도했으나 불발이었던 ‘반펠츠블루’를 이곳에서 구입했다. 물건이 깨끗하고 싱싱했다. 서쪽 방향의 진입로 입구에 심을 나무인데 청색계통의 향나무 비슷한 침엽수로 마음에 쏙 들었다. 비록 작지만 5,6년 키우면 물건이 될 것 같다. 그때까지 내가 살아 있다면 다행이고 아니면 누군가가 만족해 할 것이다.
지난봄에 구입했던 ‘홍황철쭉’이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잎은 분명히 맞는데 꽃봉오리 색깔이 흰색을 띄고 붉은 끼가 보이지 않는 이놈은 ‘황철쭉’이었다. 회사에서 관리를 잘못하여 집에 이미 두 그루나 있는 황철쭉을 보내고 만 것이었다. 전화를 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홍황철쭉 두 그루를 추가로 주문하여 뚜껑을 열어보니 내가 원했던 물건이었다. 내가 원하는 연한 오렌지 색 철쭉이었다.
맥문동을 캐내버린 서쪽 방향의 화단 앞부분이 여간 허전하지 않아 고민을 했었는데 홍황철쭉을 심고 보니 뭔가 안정된 것 같아 다섯 그루를 더 주문했다. 이곳에 나란히 심을 예정이다. 개당 삼천원에 이런 좋은 꽃나무를 구입할 수 있다니 이건 행운이다.
@2020년5월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