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원의 일상

맥문동 잎 자르기

by 빠피홍 2020. 4. 8.




맥문동 잎 자르기

 

 

우리 집에 맥문동이 참 많은 편이다. 숫자를 세어보지 않았지만 1000쪽은 족히 될 것이다. 반그늘에 잘 자라고 잡초방지에 좋다고 하여 조금 심었던 것이 계속 번지기도 했지만 3년 전 집 지을 당시에 임야지목에는 나무와 지피식물이 있어야한다는 건축조건이 있어서 지피식물로 구입했던 것이 온통 맥문동 밭으로 된 셈이다.

어떤 놈은 키가 크고 잎이 왕성하며 꽃도 예쁘게 피워주는가 하면 늘 잎이 누런 상태로 보통의 맥문동 크기보다 3분의1도 안 되는 놈들도 있다. 3년 전에 모기가 극성을 부릴 7월 보건소에서 가져온 모기 퇴치약을 집 주위의 맥문동에만 뿌렸는데 그 영향일까 이놈들이 계속 시들해진 상태였다가 올해 처음으로 새순을 뿜어내고 있다.

 

모든 맥문동의 잎들을 잘라주기로 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작업을 계속했다. 허리가 좋지 않아 무릎을 꿇고 하나씩 잘라내었다. 여간 인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발사가 머리카락 자르듯이 맥문동을 한 움큼 쥐고 전지가위로 몇 차례 싹둑 잘라내고 미처 자르지 못해 삐죽 삐져나온 긴 잎은 또 한 차례 잘라내는 작업이다. 꿇은 무릎 그대로 옆으로 옮기면서 말이다. 일곱 블록 중에 여섯 개를 마무리했다. 한 개 남은 놈만 마무리하면 다음에는 꽃밭으로 비집고 들어간 잔디를 찾아내어 잘라내는 것이다. 벽돌로 경계를 만들었지만 벽돌과 벽돌사이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온 놈은 여간 뽑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경계벽돌에 막혀 쑥 위로 올라와있는 마른 잔디를 가위로 잘라내면 끝이다. 며칠 내로 처리해야겠다.

 

새로 옮긴 목련 옆에 아주 큼직한 백합이 있었는데 땅을 뚫고 올라올 기색이 보이지 않아 벽돌을 조심스럽게 들어내자 그 옆에 두개의 백합이 힘겹게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제일 큰놈은 호미로 땅을 조금 파내고 삽으로 깊이 파내었다. 성공이었다. 큼직한 뿌리가 상처 하나도 없이 보였다. 그러나 내내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이 바로 다음의 백합이다. 캐고 보니 밑뿌리 반이 잘려나갔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혹시나 하고 일단 심어두었다. 잘려나간 뿌리가 재생이 어렵겠지만 일단 기대를 해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지 않는가.

 

블루베리가 있는 쪽의 잔디를 잘라내고 꽃밭을 조금 넓혔다. 공간이 좁아 너무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 예쁜 꽃을 심을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될 것 같아서였다. 달리아와 글라디올러스 사이에 심어둔 자엽안개나무산수국붓들레아와 붙어있어서 위치가 좋지 않고 너무 어린놈이어서 묘목이 있는 곳으로 옮겨 심었다. 몇 년 후에 좋은 위치를 찾아 옮겨 심을 계획이다.

클레마티스와 수국, 홍황철쭉에게도 벽돌로 나무둘레를 마감했다. 보기도 좋을 뿐만 아니라 물이 새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잡초관리가 용이해서이다.

   

 

@202046(월요일)



         왼쪽은 구근을 다치지 않고 캐낸 놈이고 오른쪽이 문제의 부상병인 셈이다

    꽃밭 왼쪽이 약간 높아서 조금씩 흙이 흘러내려와 경계석이 묻혀버렸다.

    다시 조금 수리했다.


    가운데 마른 잔디가 솟아있다. 일곱 곳 모두가 이런 모습이다. 이제 여섯 곳을 마무리했다.


    클레마티스와 수국에 경계석을 둘러보았다. 물이 고이기도 하고 잡초관리에도 좋고

    날씨가 추워 보온하기에도 편리해서이다.

    ▲▼ 좁고 가느다란 경계석을 몇 곳에 만들어보았다.


    블루베리나무와 잔디밭 공간이 너무 좁아 이곳도 꽃을 심기로 했다.

    자엽안개나무를 옮겨 심었다





'전원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비교차(喜悲交叉)  (0) 2020.04.13
냉해(冷害)  (0) 2020.04.11
꽃 심기  (0) 2020.04.07
텃밭에 상치를 심다  (0) 2020.04.05
3.5평 잔디밭  (0) 2020.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