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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의 일상

경계목, 셋째 날

by 빠피홍 2020. 3. 7.


    15미터가 넘는 회양목을 모두 캐내어 앞뒤의 공간이 매우 넓어 보인다.



경계목, 셋째 날

 

 

오늘이 사흘째다. 계획대로 조금씩 울타리가 만들어져 가고 있다.

당장 물을 주지 않아도 되겠지만 약간 걱정이 되어 오늘은 물을 줘야겠다. 오전 온도가 영하여서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고무호스에 햇볕이 스며들어 물이 순조롭게 흘러야 한다. 집사람이 일터로 나가고 열한시 경 잠긴 밸브를 열자 물이 세차게 흐른다. 15미터에 이르는 회양목 사이로 물을 주어나갔다. 지그재그로 심었는데 안쪽에 흙을 제대로 덮지 못해 구멍이 뻥 뚫린 곳도 있다. 끝없이 물이 들어간다. 죽탕이 되도록 물을 주어야 한다. 꼼꼼하게 흙을 덮지 못해서 내일 다시 흙을 보충해주어야겠다.

 

오늘은 도로 옆에 있는 주목을 캐내기로 했다. 앞에는 백합이 심어져 있어 조심스럽게 흙을 파내기 시작했다. 끈기 있게 해나가야 한다. 남쪽으로는 뿌리가 굵게 뻗혀있고 잔뿌리를 하나씩 잘라내면서 밑동뿌리가 나올 때까지 참고 또 참고 기다려야 한다. 돌도 나온다. 찌그러진 녹슨 철제 깡똥도 튀어나온다. 드디어 제일 튼튼한 주목을 캐내었으나 무거워서 나 혼자 힘으로는 밖으로 빼낼 수가 없다. 네 개의 주목 중에 두 개를 먼저 캐내고 이장에게 연락을 해야겠다. 같이 옮기자고 부탁을 할 수 밖에.

 

매실나무를 한 개 심었다.

그리고 회양목을 이중으로 두 곳에 심었다. 검정 비닐이 계속 나온다. 왜 시골사람들은 농사용의 비닐을 땅에 묻는 것일까, 땅에 묻혀있는 비료 포대도 벌써 두 개 째 캐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차분하게 캐내어 버릴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조금씩 무언가 잡혀져 가는 기분이다.

 

@202036

 

 

    오른쪽에 있는 회양목도 조금씩 캐내고 있다.


    오늘은 물부터 주어야겠다.

    중간에 미처 흙을 넉넉하게 덮지 못해 죽탕을 하고 며칠 간 계속 물주기를 해야겠다




첫번째 주목을 캐냈다. 옮기는 것이 문제다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검정 비닐이 계속 나온다

벌써 세봉지 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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