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손자와 함께

껌 딱지

by 빠피홍 2018. 7. 22.



껌 딱지

 

내 손자 나우는 자기 스스로를 엄마의 껌딱지라고 자인한다. 오랜 해외생활을 한 탓에 보통 아이들과 달리 엄마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홍콩에서의 첫 해, 일본에서 겨우 두서너 살, 그리고 미국에서 일 년, 다섯 살이 되기까지 3개국에서 생활했던 내 손자다. 한국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스레 엄마와 늘 함께 있는 것이 일상이고 엄마 또한 해외에서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한국보다는 어려울 수밖에. 자연스레 껌딱지처럼 붙어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조금도 엄마를 그냥 놓아두지 않는다.

몇 해 전 관음리에 있을 때, 나우가 세 살 때이던가 제 엄마가 서울의 친구를 만나러 간다면서 올 때는 먹을 것을 사온다고 했는데 그냥 온 적이 있었다. 엄마가 오기 전까지 나와 어느 유치원 마당에서 놀면서도 엄마 언제 오지?” 하고 몇 차례 내게 묻던 후였는데 엄마가 빈손으로 돌아오자 분풀이를 해대는 그 모습은 보통이 아니었다. 기어코 엄마가 가게로 가서 손자 나우가 원했던 것을 사온 후에야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이제 나우의 애비가 한국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니 유아원에라도 다니면서 엄마와 떨어지길 바래본다. 사교성이 많은 나우는 좋은 친구를 사귀고 밝은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이제 엄마를 놓아주었으면 한다.

 

@2018720






















'손자와 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X-mas 이브  (0) 2018.12.27
목단과 간이 풀장  (0) 2018.07.23
개구쟁이 표정짓기  (0) 2018.07.22
손자와 함께  (0) 2018.07.22
스마트폰 살짝 보기  (0) 2018.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