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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함께

호두까기

by 빠피홍 2018. 3. 20.



호두까기

 

한 며칠 정원 일을 중단한 채 손자와 같이 노는 일에 집중했다. 내가 늘 그의 편에 서서 움직여주어서일까 할아버지를 엄청 따른다. 집사람의 표현대로라면 할아버지!” 라고 부르는 손자의 목소리에는 다정스러운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고 했다. 내가 친구처럼 같이 놀아주어서일 것이다.

 



오전에 호두까기를 했다. 손자가 호두를 깨고 싶어서 자꾸 보챈다. 밖에 나가서 난 부집게로 호두를 쥐고 손자가 망치로 때려 깨는 것인데 이게 쉽게 잘 되지 않는다. 사내아이여서일까 때리고 부수는 걸 좋아한다. “좀 더 세게!” 라고 하면 제법 세게 내려친다. 몇 차례 시도 끝에 깨어지면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다. 난 부서진 호두의 부풀을 입으로 호호 불어내고 알맹이를 건넨다.

한 번으로 만족할 손자가 아니다. 두 번만 할 것을 제안하면 고개를 끄덕이고 쉽게 오케이다.

 


2층 손자 방에 낙서판을 만들었다. 벽에 쓰다 남은 도배지를 잘라서 붙인 것이다. 크레용은 딸이 쓰던 것이 잔뜩 있어서 마음대로 낙서를 할 수 있었다. 손자가 미국에서 영상통화로 낙서판도 있느냐고 내게 물었던 기억이 나서 만들어 준 것인데 그다지 큰 흥미는 없는가 보다.

매일 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별다른 놀이가 없으면 가끔 시도해볼 생각이다. 새로운 낙서판을 덧이어 붙여 놓았다.

 

시간만 나면 계단의 손잡이를 잡고 그 사이로 얼굴이나 몸을 내밀고 시선을 받고자 한다.


안으로 들어와서도 잠시라도 앉아있는 법이 없다. 계속 서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책을 읽거나 춤도 잘 춘다. 딸이 두고 간 드라곤 저금통이 있는데 동전을 넣으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멜로디가 나온다. 이에 맞추어 춤도 멋지게 춘다. 노래 소리가 끝이 나면 동시에 동작을 완벽하게 멈춘다. 물론 나도 덩달아 같이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어댄다. 그 모양이 제미 있는 모양이다. 깔깔댄다.

 

@2018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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