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던 맥주를 테이블에 놓고 깨끗이 치워진 마당 집을 바라본다. 70일간의 작품이다.
엊그제만 해도 무더웠던 여름이었는데 벌써 겨울이 왔다.
[집짓기 39] 위생도기 달기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나갔다. 도착하니 8시15분경이었다. 건물 쪽에는 별 다른 소리 없이 조용한데 트럭은 도착해 있다. 들어가 보니 2층 욕실에 변기와 타올함 그리고 세면기 등을 달고 있다.
계약 시에 요청한 것이 딱 두 개였다. 화장실을 고급화하고 창고를 두 개 달아달라는 것이었다. 김 사장의 설명으로는 유명 브랜드로 준비했다고 했다. 그러나 포장 채로 쌓여있어서 보지 못했으나 설치가 된 위생도기의 디자인과 형태로 보아서는 보통수준이었다. 어두워서 자세히는 볼 수 없었지만.
왼쪽은 2층 화장실이고 오른쪽은 새로 고친 1층 화장실 모습이다.
1층 화장실이 무언가 이상했다. 샤워를 할 공간에 파티션을 설치해야 하는데 뭔가 허전했다. 점심을 하고 돌아온 김 사장에게 물어보았다. 파티션이 없는 것 같다고. 파티션요? 하고 심드렁한 표정이다. 업무가 끝나기 전에 김 사장을 불러 물어보았다. 예산 부족으로 파티션을 뺐느냐고? 그런건 아니고 요즘은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슨 말씀을. 타올함과 거울이 작아져도 파티션을 설치해달고 했다. 애당초 작은 공간이지만 물 튀는 욕실이 난 싫기 때문이다.
왼쪽은 페인트칠을 하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나무판자를 대어 깔끔하게 마무리를 했다.
엊그제 시멘트 바른 외벽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중회색이라고 하는데 약간 밝은 느낌이다. 무거울 ‘중(重)’ 회색이 아닌가 보다. 약간 짙은 게 좋을지 외벽 슬라이딩의 흰색과 몇 차례 대조를 해본다.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냥 가는 거다.
각 문의 고리도 전부 달아놓았다.
현관 입구의 계단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설계도대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주차장 면적이 좁아서 계단 면적을 줄였다고 한다. 이 방부목 기초 위에 콘크리트를 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며칠 두고 볼 일이다.
@2017년11월11일(토요일)
외벽 정면 오른쪽 끝 뾰족하게 튀어나와있던 합판에 방부목 판자로 커버를 했다. 그리고 짙은 회색으로 페인트칠을 했다. 모양이 훨씬 좋아 보인다. 칠한 쪽이 일관되지 못하고 색이 오락가락했다. 다시 한 번 더 칠해달라고 했다.
어느새 화장실도 바뀌었다. 언제 바뀌었는지 알 수 없었다. 거울을 오발타입으로 바꾸고, 파티션을 설치하고 타올함을 소형으로 교체하기로 했으면 한번 쯤 내게 보여 줄만도 한데 아무런 말없이 그냥 바꿔놓았다. 난 웃음이 났다. 다른 이 같으면 거울과 파티션, 타올함의 카달로그라도 보여주며 어떠냐고 할 법도 한데 정말 김 사장의 업무 스타일이 묘해서였다.
파티션의 칸막이가 약간 작은 듯 했으나 원래 좁은 화장실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어제보다는 훨씬 좋아 보인다.
계단에 설치될 손잡이와 계단판자 오크나무자재다
업무가 끝날 무렵 전기 조명과 마루의 카달로그를 가지고 왔다. 조명은 모두 LED이고 그냥 심플한 것으로 선정해달라고 했다. 내가 골라보았자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 같아서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작업도 내일 한다고 한다. 오크나무로 된 두꺼운 판자도 도착하고 계단 손잡이 자재도 도착했다.
내일은 단풍나무 두 그루와 산수유, 꽃사과나무 그리고 자두와 매실나무, 찔레꽃을 이웃집으로 옮겨주고 정원의 나무를 옮기는 일이다.
오후 네 시 경인데 조금 일찍 끝이 났다.
정원에는 의자와 농기구 땔나무 등 지저분하게 흩어져있다.
마시던 맥주를 테이블에 놓고 깨끗이 치워진 집을 바라본다. 70일간의 작품이다.
엊그제만 해도 무더웠던 여름이었는데 벌써 겨울이 왔다.
@2017년11월13일(월요일)
'집 짓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짓기 41] 흙받기와 나무심기 (0) | 2017.11.17 |
---|---|
[집짓기 40] 나무 옮기기와 계단 마감 (0) | 2017.11.14 |
[집짓기 38] 미장 (0) | 2017.11.11 |
[집짓기 37] 타일 붙이기 (0) | 2017.11.08 |
[집짓기 36] 방수 페인트와 몰딩작업 (0) | 2017.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