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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기

[집짓기 14] 서까래 올리기

by 빠피홍 2017. 9. 22.


  남쪽 방향에 왼쪽 용마루 쪽에서 오른쪽 화장실 쪽으로 긴 서까래 하나가 세워지고 있다



[집짓기 14] 서까래 올리기

 

 

아침 8시인데 안개가 가득하다.

팔당호의 영향도 있겠지만 이곳은 안개가 잦은 편이나 현장에 도착할 무렵 산허리 위로 사라지며 오늘도 쾌청한 날씨가 이어진다.

오늘은 네 명의 목수가 일을 하고 있다. 김 사장에게 왜 세 명이다가 네 명이 나오는 등 불규칙하게 나오느냐고 물어보자 씩 웃으면서 개인적인 이유로 빠진 것이라고 한다. 일당이 세니까 부지런한 사람은 돈을 많이 모으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낭비가 심하다고 한다.

 

   땅바닥에 쌓여있던 OBS합판이 몽땅 올라가고 널빤지도 올려지고 있다.



가만히 보니 왕 목수인 대목이 있고 그 밑에 목수가 셋인데 오늘은 어쩐지 대목의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무언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듯 짜증 섞인 소리가 몇 차례 나온다. 그동안 늘 웃으면서 조용하게 일을 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가 보다.

허기야 내가 보기에도 오늘 일이 제일 까다로울 것 같다. 대목이 아래에 남아있는 OSB 합판을 몽땅 올리라고 한다. 30~40 장은 족히 될 듯하다. 그리고 널빤지도 수 십장 올린다.

 

   실로 줄을 잡아두고 서까래판을 세우고 있다


위층에서는 무얼 만드는지 전기 총 쏘는 소리와 나무 켜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서까래를 만드는 것이 분명한데 몹시 궁금해진다. 일순간 여럿이 벽을 세우는 분위기가 나고 로우가라는 소리가 들린다. 힘을 내고자 할 때 기합을 넣는 일본식 고함 소리가 들려온다. 문이 세 개나 달려있는 벽이 세워진다. 그리고는 홈이 파진 긴 기둥을 붙인다. 서까래 작업이다. 대목이 가는 실로 수평을 보고 작은 막대기로 서까래 상판을 툭툭 치면서 일일이 평형을 재고 있다.

 

용마루 쪽 꼭대기와 화장실 쪽에는 벽이 빈 채로 남아있었는데 목수들이 한 개씩 일일이 자로 길이를 재고 잘라서 붙인다. 그리고 작은 나무를 잘라 파고라 형태로 위에서 아래로 쭉 이어 붙인다. 처마를 내기위한 막대가 삐죽 나와 있다.

 

계단 올라가는 뒤쪽 벽도 세운다. 현관 및 화장실 벽도 세운다.

이곳이 매우 까다롭다고 생각되는 곳인데 역시 시간이 많이 가는 것 같다. 아래에 있어 자세히 볼 수 없지만 대목이 목수들과 장시간 협의를 계속 하고 있다. 그늘진 곳에 앉아 있으니 졸음이 온다. 탁탁 둔탁한 소리를 내는 전기망치보다는 손에 들고 두들기는 망치 소리가 못과 나무와 어우러져 근사하게 들린다.

서까래 작업이 대충 마무리 된 것 같다. 못다 한 곳은 내일 마무리를 할 것이다.

다섯 시가 되자 모두들 먼지를 털고 나온다. 내가 대목에게 오늘 꽤 힘드신 것 같아요라고 하자 작업 내용이 복잡해서 평소보다 배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옆의 젊은 목수가 거든다. 우리 대목이 아니었으면 각 잡기가 어려웠을 거라고 한다.

모두들 애를 쓰고 있다. 이들의 일관된 작업은 역시 프로답다.

 

이웃에 있는 유 회장과 이 회장이 다녀갔다. 집이 예쁘게 올라가는 것 같다고 격려를 해준다.

월요일에는 외장 목수의 일이 끝날 것 같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내일은 서쪽 서까래치기와 합판 씌우는 일을 할 것 같다.

 

@2017921(목요일)



   널빤지에 같은 크기의 홈을 판 긴 서까래를 세우고 있다.


   위 그림은 용마루쪽 서까래 받침을 세우고 아래그림은 왼쪽 화장실 쪽 받침을 만들고 있다


   2층에서 본 서까래 골조

   동쪽 방향의 서까래 골격이 거의 채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