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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기

[집짓기 5] 넷째 날, 시멘트 붓기

by 빠피홍 2017. 9. 3.



넷째 날, 시멘트 붓기

 

 

레미콘이 오후로 시간이 잡혔다고 했다.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조금 일찍 나갔다. 정원 안쪽에 잡초가 많아서 반 정도만 뽑기로 하고 냉장고의 전기선도 일찍 넣어줄 요량으로 한 시간 전에 도착했다. 작업인부들의 시원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서인데 그대로 바깥에 두면 누전이 되기 때문에 매번 코드선을 꼽고 뺄 수밖에는 다른 방안이 없어서이다.

 

김사장이 어딘가에 계속 전화를 한다. 조금 있으니까 엄청나게 큰 특장차가 들어온다. 길이 좁아서 겨우 비집고 들어올 정도다. 이 차량이 펌프카라고 한다. 시멘트를 실은 레미콘차가 들어오면 이 펌프카를 이용하여 필요한 곳에 시멘트를 타설하는 것이었다.

간혹 거리를 지나가다가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장면들이 이런 절차에 따라 작업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펌프카가 랜딩을 하자 네 곳으로부터 긴 다리가 삐져나와서 흔들림도 막고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바닥에 고정하고 목침 몇 개를 덧대어 모르타르를 맞을 준비를 마쳤다.

 

조금 있자 레미콘차가 들어왔다. 모두들 이 작업에 너무나 익숙한 듯 주저함도 없고 말도 별로 없다. 약간의 수신호와 클랙슨으로 모든 신호를 한다. 빵 소리가 나면 타설하고 멈추기를 반복한다.

첫 번째가 들어와서 40여 미터의 공간에 타설을 마치자 두 번째 차가 들어와서 앞서 행한 작업과 똑같이 타설한다. 1미터 이상의 깊이에 한꺼번에 가득 차도록 타설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멘트가 반쯤 차도록 돌아가면서 넣고서는 그 위에 다시 붓는 것이었다. 아마도 시멘트 무게의 압력을 분산하려는 의도인 듯 했다. 거푸집 위에서 기사가 곡예를 하듯이 리모컨으로 조정하며 파이프를 쥐고 시멘트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

 

한 시간 남짓 작업을 마치고 둘러보자 보강토 쪽 삼각 코너의 거푸집이 터질 듯이 찌그러져 있었다. 큰 돌을 받쳐놓았다. 시멘트가 바깥으로 약간 흘러나왔고 거푸집 또한 약간 배불뚝이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야무지게 꼼꼼하게 했건만 핀이 덜 박혔거나 무언가의 이유로 당초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으며 이로인해서일까 시멘트가 꽉 채워지지 않았다. 김사장은 또 한 번의 시멘트 작업을 해야 함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신기하게도 주문한 시멘트 양으로 모두 채워졌다. 조금 덜 채워진 부분이 거푸집 공사부실로 인한 것이라면 주문양이 정확한 것이었다. 루베(M3) 계산으로 하면 거의 맞아떨어진다고 했다.

 

내일은 거푸집을 제거해야 한다고 한다. 슬라브 공사는 일주일 정도의 양생기간이 필요하지만 기초골조는 하루면 충분하다고 한다. 더 지체하면 시멘트가 거푸집에 붙는 관계로 걷어내는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내일은 일요일이어서 교회 주차장 활용이 어려움으로 오후 두시 이후에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김사장에게 당부했다. 거푸집을 떼 낼 때 소음이 많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달라고 말이다. 엊그제 거푸집공사를 할 때 인부들이 철판으로 된 거푸집을 마구 던져서 필요치 않는 소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2017-09-02(토요일)

 


   

       특장차가 들어오고 곧 이어 레미콘 차량 두 대가 들어왔다

 

       펌프카의 기사가 거푸집 위에서 콘코리트 타설 작업을 하고 있다

    

       배불뚝이가 되어 터져나온 거푸집에 돌을 고이고 시멘트가 부족하여 빈 공간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