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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기

[집짓기 3] 둘째 날, 먹줄치기

by 빠피홍 2017. 9. 3.



둘째 날, 먹줄치기

 

 

아침 날씨가 약간 쌀쌀하다, 집사람이 긴 팔 셔츠를 입고 가는 게 어떠냐고 한다.

아직은 아닌 것 같아서 역시 짧은 팔의 셔츠를 입고 나갔다. 여덟시가 갓 넘었는데 벌써 다섯 명의 멤버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누군가가 각도기를 열심히 보고 있다. 어제 60센티미터의 땅을 파고 버림 공사를 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신체가 건강한 사람이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열심히 체크를 하고 있다. 이 작업은 거리와 위치를 정해주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꽤나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그가 작업지시를 끝내는 듯 했다. 내가 트랜스를 만지작거리는 사장에게 차 한 잔 하자고 했다. 공사 장교 출신으로 공병부대에서 근무를 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는 강사장이다. 재미 난 이야기도 술술 풀어내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내일모레가 70이 다 되어간다는 그는 혼자서 월 4~5백만원 벌이가 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좋다고 한다. 마냥 행복한 표정이다.

 

각도기로 이곳저곳을 보고 바닥에 무언가 표시를 하고서는 드디어 먹줄을 치기 시작한다. 집이 들어앉을 기초 콘크리트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한다. 가운데 선에서 양쪽으로 각각 9센티미터씩 또 다시 먹줄을 친다. 대충 집의 바닥 골조 모양이 나오는 셈이다.

 

먹줄작업이 끝나자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인부들이 옆에 쌓아두었던 거푸집을 꺼내들고 먹줄에 맞추어 핀을 박기 시작한다. 웨지핀이라는 못을 잔뜩 주머니에 넣고서는 못질을 해댄다. 알루미늄 합금 재질로 만들어 진 것 같은데 콘크리트 바닥에 거푸집을 세워놓고 이음새에 이를 박고 거푸집 연결을 위해서도 이를 활용하고 있다. 인부 세 명이 사전에 말을 맞추어놓기라도 한 듯 두 사람은 거푸집 세우기에, 나머지 한사람은 프레타이라는 철제 막대기를 거푸집 사이에 끼운다. 건축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모든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매번 물어보기도 그렇고 하여 나 혼자의 상상을 하면서 다음 단계를 계속 보고 있다.

 

이제는 7미터는 족히 넘을 철근 세 개를 1미터 정도 길이로 한꺼번에 고속절단기에 놓고 자른다. 계양에서 나온 철근절단기(원형톱)로 입맛대로 잘라서 시멘트 바닥에 박는다. 착착 잘도 박힌다. 쇳덩이 잘리는 냄새가 역겹다. 골조 바닥 전체에 좁은 간격으로 철근을 박고 둥근 쇠파이프를 거푸집 위에 묶는 작업을 한다. 무엇 하나 소홀히 하는 법이 없다. 왜 쇠파이프를 묶느냐고 물어보았다. 시멘트를 부었을 때 넘어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는 긴 철근을 가로 두 줄로 길게 놓는다. 기초를 야무지게 하려는 것이다. 거푸집 수량이 부족하여 내일 거푸집 세우기 작업은 내일 마감하기로 했다.

 

, 어제 이식한 나무에 골을 파고 죽탕으로 해서 내내 물을 주었다.

 

2017-08-31(목요일)




       트랜스로 건축물을 세울 위치를 잡기 위해 열심이다

 

       거푸집을 세우는 작업이 시작된다

 

       거푸집을 세우고 철근을 촘촘히 박기 시작한다.

 

       계양사에서 나온 고속절단기로 필요로 하는 크기의 철근을 쉽게 잘라낸다